망(忘)은 잃을 망(亡)에 마음 심(心)을 받쳐놓은 글자로서, 마음속에 간직했던 기억을 잊었다는 데서 '잊다'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춘추시대 때의 일이다. 노나라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과인이 듣기에 건망증이 심하여 이사 갈 때 아내를 잊고 가버린 사람이 있다(徙家忘妻)고 하는 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에 공자가 대답했다. “그것은 심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정말로 심한 사람은 자기의 몸을 잊어버리는 사람입니다. 옛날 하나라 걸왕은 천자가 되어 성인의 도를 잊어버리고, 법전을 파괴하였습니다. 그리고 조상의 제사를 폐지하고, 음탕함과 주지육림에 빠졌습니다. 간신들은 왕의 마음을 끌고자 아첨을 하고, 충신들은 입을 다물었습니다. 이것은 바로 자신의 몸을 잊은 가장 심한 경우입니다.” 이후 애공은 크게 깨달음을 얻고 정치에 매진했다고 한다.
이때부터 사가망처는 '이사 갈 때 아내를 잊어버리고 갈 정도로 건망증이 심하거나, 의리를 분별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