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찬]졸업식 - 아쉬운 석별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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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찬]졸업식 - 아쉬운 석별의 정

우리문화를 아시나요

  • 승인 2014-02-25 14:02
  • 신문게재 2014-02-26 17면
  •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졸업이라는 이름의 기념식이 거행된다. 이제까지 해오던 학업을 마무리하고 한 단계 더 높은 학업을 하거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위해 치러지는 행사다. 그 가운데는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요즈음은 거의 요식적인 행위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지나친 행사치레나 해괴망측한 의식들이 혐오감을 주는 경우까지 있어서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고 단속하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금처럼 학교를 입학하여 졸업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요즘처럼 학교가 많이 있거나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다. 학업에 뜻이 있어도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학교를 다니고 졸업하는 것은 하나의 축복받은 일이었다. 학교에 간신히 입학하였다 해도 중도에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학교도 읍내나 면소재지에 자리하고 있어서 몇 십리는 걸어서 다녀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초등학교는 그런대로 다닐 수 있었지만 중·고등학교는 더욱 그랬다.

대학이라는 것은 꿈에서나 그려보곤 했던 곳이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가는 일도 요즘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등학교는 더욱 그랬다. 초등학교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곧 바로 생업전선에 뛰어드는 경우도 많았다. 요즘 세대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풍경이다. 대학은 차치하고라도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졸업하는 학생도 얼마 안 되었다.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께서는 그래도 초등학교 졸업장이라도 있어야 사회에 나가서 사람 노릇할 수 있다고 여겨서 어려운 형편에서도 꼭 졸업시키고자 안간힘을 다하였다. 선생님께서도 초등학교는 졸업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제자가 찾아가지 않은 졸업사진 한 장과 졸업장을 고이 간직하셨다가 제자나 부모님을 만나면 전해주시곤 하였다.

요즈음은 앨범제작이 일상화 되었지만 전체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이 전부였다. 이렇듯 어려운 환경속의 졸업식은 울음 바다였다. 아쉬움의 울음이었다. 스승의 은혜와 빛나는 졸업장 그 자체였다. 언니들을 떠나보내는 재학생의 축사와 졸업생의 답사는 흐느낌 속에서 진행되었고 재학생들의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이라는 노래 속에는 아쉬운 석별의 정과 눈물이 가득 담겨 있었다. 오늘 하루쯤 빛바랜 졸업사진 속에 담긴 옛 추억을 그려보면 어떨까?

정동찬·국립중앙과학관 과학사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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