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밀 발효빵 |
마을기업 보리와 밀을 알기 위해서는 2001년부터 중구 중촌동지역에서 오래 살고 싶어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한 지역민들의 커뮤니티인 마을숲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웃과 소통하는 마을 만들고, 나눔과 돌봄, 협동을 통해 평등하고 평화로운 마을을 조성하기 위한 지역민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녹아든 커뮤니티이기 때문이다.
이후 2011년 1월 보리와 밀이 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면서 보다 적극적인 지역 공동체 경제 시스템이 구현됐다.
여느 마을기업과 달리 보리와 밀은 지역 평화라는 미션을 근본적인 이념으로 추구하고 있는데 이는 중촌동 역사 속에서 떼어낼 수 없는 대전형무소에서 비롯된다.
도산 안창호 선생 등 무수한 독립운동가들이 현재 자유총연맹 자리인 옛 대전형무소에 수감됐기 때문이다.
이제는 쓰디쓴 과거가 망루와 우물만 남겨놓았지만 마을의 평화를 재건하려는 지역민들의 의지로 되살아난 것이다.
보리와 밀은 이같은 평화라는 이념을 보편적인 기본권을 충족할 수 있는 데서 찾았다. 값비싼 우리밀 빵을 취약계층에게도 맛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우리밀 빵이 부유한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지역민들도 함께 만들고 맛보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풀뿌리 마을숲 활동을 통해 2007년 설립돼 지역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는 마을어린이도서관 역시 보리와 밀과 함께 진행되는 마을의 커뮤니티다. 중촌동 주민센터 1층 공간을 무상 지원받아 무려 7000여권의 어린이 도서를 소장한 마을어린이도서관을 통해 경제사정 상 책을 충분히 구입할 수 없는 지역민들에게 도서를 지원해주고 있다.
마을어린이집 운영 등 사회적 활동이 보리와 밀이 생겨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마을역사 탐험대인 그루터기 역시 보리와 밀이 지역의 평화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대전 형무소를 기억하며 평화공원을 가꾸는 동시에 평화가 익는 마을 중촌동 투어도 함께 진행해 타지역 마을기업이나 자치단체 직원들의 견학도 이어진다.
여기에 마을카페인 자작나무숲도 함께 운영해나가면서 또 하나의 마을 사랑방을 조성해 지역주민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 곳에서는 공정무역 원두를 이용한 커피를 판매하면서 인권을 다시 한번 지역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김미정 대표는 “빵을 만들어내는 제조업이 아니라, 마을사람들과 함께 성장하고 변해가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또한 대전시에서 사회적기업으로도 지정되면서 취약계층과도 일자리를 공유하는 등 마을사람들이 함께 잘 살아가는 방법을 매일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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