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의 늪이라 부를 만한 상황이다. 등락폭이나 우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다. 적은 인구와 열악한 지역경제, 세수 감소 탓만 하기 전에 재정을 중앙정부가 틀어쥔 자치 구조의 본모습을 곱씹어보게 한다. 재정의 자주성은 실질적인 지방자치 정착의 기본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이 합리적인 자원 배분이 안 되다 보면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성을 펼칠 여지는 별로 없다. 사회자본의 확충, 사회복지비 관련 지출 비중이 늘면서 지자체 재정 부담을 심화시키는 현상 또한 확인되고 있다. 충북, 충남 등 재정자립도 50%를 밑도는 지자체들은 고령화율이 높다는 공통점도 있다. 세원 발굴의 여력이 그만큼 부족해서다.
정부에 손 벌리는 방법이 사실상 추가 재원 마련의 대안이 되는 현실을 바꿀 방도를 찾아봐야 한다. 지방세수 감소를 따라잡지 못하는 지방교부세를 손질하는 등 세출권한과 세입권한의 비대칭 해소도 시급하다. 당연히 지자체 재정 운용의 건전성과 투명성 역시 강조돼야 한다.
이번 재정자립도 전망은 기업 투자가 지자체 재정 상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함께 나타내준다. 천안과 아산지역에서 대규모 기업 투자 효과가 재정자립도로 이어진 것이 그 실례다. 당진과 서산의 재정자립도 20%대 유지도 그나마 비슷한 영향으로 보인다. 입지 규제 완화 등 기업 유치에 제도적인 노력이 절실함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핵심은 지방 자주재정 확충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재정 압박을 뚫지 못하면 지방의 자율성을 제약하고 권한의 지방 이양도 순조롭지 않다. 재정 분배의 불균형성을 막기 위한 뒷받침이 시급하다. 재정자립도가 재정적 자주성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지자체의 존폐를 위협하는 지방재정은 꼭 바로잡아야 한다. 국가 의존재원을 안 줄이고 싶은 지자체가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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