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 2012년 국가장학금 제도가 도입되면서 대학의 등록금 인하 또는 최소한 동결을 유도하고 있으며, 올해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을 3.8%로 제시했다.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국가장학금 2 유형과 국가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페널티가 주어진다.
정부의 이러한 규제가 '학부 등록금'에 한정되다 보니 대학 측은 대학원생 장학 지원 예산을 줄이는 등 얄팍한 셈법을 사용하고 있다.
실제 한밭대 일반대학원의 경우 2013년 장학금 예산은 4억 5001만 2000원으로, 2012년 예산 4억 6921만 2000원보다 줄었다. 목원대 대학원(신학대학원 제외)도 지난해 17억 3222만 원이 책정된 것과 달리 올해는 14억 5741만 원의 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한남대와 배재대의 올해 대학원 장학금 예산은 각각 42억 9239만 원, 34억 6706만 원(교내장학금)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선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최근 취업이 어려워진데다 대학교 졸업도 보편화되면서 대학원에 가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작 대학원생들이 느끼는 장학금 수혜 정도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원생들은 “장학금 예산이 줄면 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성토하고 있다.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대부분 대학원생들이 장학금을 타는 것을 감안해 대학원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학원생들은 장학금 뿐만 아니라, 든든학자금(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등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등록금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학원생 이모(29)씨는 “대부분의 대학원생 학비 부담 정도는 전적으로 해당 학교의 자체적인 장학 제도가 얼마나 잘 되어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취업도 어려운 상황에서 멀쩡히 있던 장학금까지 줄어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휴학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A 대학 관계자는 “예산액을 보면 지난해보다 감소했지만, 해마다 각 대학원의 등록학생 수를 추정해 조정했기 때문에 결코 줄어든 게 아닌 비슷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한편, 2012년 한국직업개발능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 소재 일반대학원을 졸업한 박사 졸업생 6680명 중에 학교 장학금을 통해 학비를 조달한 비율은 27.8%에 불과했다.
반면, 가족의 지원을 받거나 대출 등을 통해 본인이 직접 학비를 부담하는 비율은 67.3%에 달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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