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뺀' 선행학습금지법 잘 될까?

8월 시행앞 규제대상서 제외… 공교육 불안감에 사교육 확대될 듯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선행학습금지법'이 8월 시행 예정인 가운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선행학습에 대한 잣대가 불분명할뿐더러 사교육 시장은 규제 대상에서 아예 빠지면서 사교육을 잡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9일 선행 학습을 금지하는 내용의 '공교육 정상화 촉진·선행교육 규제 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며 8월부터 시행된다.

특별법은 초·중·고교 및 대학의 정규 교육 과정과 방과 후 학교 과정에서 선행 학습을 금지토록 했다. 또 선행 학습을 유발하는 평가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어긴 교사는 중징계를 받게 된다.

법안은 또 학원·교습소 등 사교육 기관은 선행 교육을 광고하거나 선전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법 시행 이전부터 실효성에 물음표를 달고 있다.

일단 선행학습인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애매모호하다는 것이 교원들의 전언이다. 법안은 선행학습에 대해 '국가 교육과정을 벗어난'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과연 어디까지가 예습이고, 어디까지가 선행 학습인지 구분이 어렵다는 반응이다.

실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최근 전국 초ㆍ중·고 교원 386명을 대상으로 선행학습 금지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선행학습 여부를 명확히 규정하기 힘들다고 응답한 바 있다. 또 학원 등 사교육시장은 선행학습 금지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사교육 열풍을 잠재우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학교에서 선행교육을 금지하면 불안감이 더 커져 학원을 찾는 학생이 더욱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법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공교육에서 선행학습을 금지할 경우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시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지않느냐”며 “법 따로 현실 따로 될 가능성이 높아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걱정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