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5년간 1조 원이 투입되는 지방대 특성화 사업은 3월 말 사전접수, 4월말 본 접수 마감에 이어 5월말 수혜 대상 대학이 발표된다. 대학자율, 국가지원, 지역전략 3개 유형 사업에 60~70개 대학이 선정될 전망이다.
사전접수를 불과 한 달여 앞두고 각 대학은 태스크포스팀 등을 꾸려 특성화 사업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어떤 분야를 선택하느냐다. 금산의 인삼처럼 지역 특화산업이 뚜렷한 곳에 소재한 극소수 대학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대학이 '백화점식' 학과 운영을 하는 상황에서 특정 분야 선택은 어려운 과제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일각에선 3~4개 분야를 합친 융복합 형태로 특성화 전략을 짜는 대학이 많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병조 금강대 총장은 “예컨대 중국학과 국제통상학을 하나로 학문으로 만들거나 한국 중국 일본을 아우르는 동아시아 역사와 경제, 미래 발전 전략을 연구하는 하나의 새로운 학문을 발굴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고 학문 융복합을 특성화 전략 모델로 삼겠다는 생각을 비췄다.
특성화 분야를 선정한다고 해도 걱정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특성화 사업은 학교가 아닌 사업단에 예산이 집중 지원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학본부로부터 특성화 분야로 선택받지 못한 학과의 경우 경쟁력 감소 등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특성화 사업은 구조조정과 연계돼 있어 이같은 학과의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학과 폐쇄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성화 분야 선정과정에서 학과별 대립 등 학내 갈등까지 불거질 개연성도 있다.타 대학과 사업신청 내용이 중복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사업이 겹치면 차별화에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19일 교육부가 전문대학에도 특성화 사업을 시행한다고 발표하면서 지역 대학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졌다.
지역 대학 관계자는 “대학별로 특성화 사업 전략을 짜고 있으며 분야 선정부터 고민이 클뿐더러 특성화 분야에서 탈락한 학과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며 “특성화 사업에 대해서는 대학별 정보공유도 가급적 자제하는 등 보안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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