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식 번식 부추기는 애견경매장 고발”

동물보호단체 대전서 폐쇄 촉구 집회… “거래동물 90% 미등록 번식장서 공급” 생후 60일 미만 거래 의혹도

▲ (사)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회원 40여명이 17일 대전 중구 대전애견경매장 앞에서 집회를 열어 “반려동물 대량공급의 온상이 되는 애견경매장을 폐쇄하라”고 외치고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애견경매장이 강아지와 고양이의 인위적 대량 번식을 부추기고 있다는 동물보호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동물판매업으로 신고하지 않은 채 거래가 금지된 갓 태어난 애완동물을 거래하고 있다며 검찰에까지 고발될 정도다.

(사)동물보호시민단체인 ‘카라’회원 40여명은 17일 대전 중구 은행동에서 집회를 열고, 대전 애견경매장의 지도단속과 생명을 사고파는 애견산업에 대한 반성을 촉구했다.

애견경매장은 번식장에서 번식된 어린 동물을 전문 가게에 공급하는 곳으로, 애견가게 업주들이 경매에 붙여진 애견을 최고가로 낙찰받는 식으로 운영된다.

문제는 경매에서 거래되는 90% 이상의 동물이 미등록 종견 번식장에서 공급되고 있고, 번식장에 있는 종견들은 우리에 갇혀 발정제를 맞고 새끼 낳는 일을 반복하는 이른바, ‘공장식 번식’을 당하고 있다는 게 회원들의 주장이다.

실제 회원들은 대전 애견경매장에서 사들인 강아지 4마리를 수의사를 통해 조사한 결과, 태어난 지 40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피부병에 걸려 있거나, 설사를 반복하는 후유증이 생기고 있다는 게 카라 측의 설명이다.

회원들은 “대전 애견경매장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마치 물건처럼 매주 경매를 통해 500~600마리 유통하고 있다”며 “애견경매장을 포함해 이곳에 어린 동물을 공급하는 번식장 대부분은 지자체에 신고조차 되지 않은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동물판매업에 등록하지 않은 채 이뤄지는 불법 거래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에 따르면, 동물을 경매장에 내놓거나 이를 낙찰받아 가게에서 판매할 때는 동물판매업으로 신고를 해야 한다. 현재 대전에 신고된 판매업소는 90곳이다.

하지만, 대전에서 개나 고양이 등을 실제로 판매하는 전문 애견가게는 이보다 많아 상당수는 동물판매업 등록 없이 사업자등록만으로 영업할 것이라는 게 동물보호단체의 주장이다.

활동가 김혜란 씨는 “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미신고 번식장에서 개와 고양이를 대량 번식시키고 애견경매장을 거쳐 애견가게에서 돈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생후 60일도 안 된 동물도 경매되는 등 존엄이 무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대전의 사설 애견경매장이 동물판매업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검찰에 고발한 상태”라며 “애견가게를 중심으로 동물판매업 등록이나 시설 등을 준수하는지 일제히 점검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