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채무비율 줄어드는데… 재정자립도는 위기

작년 채무 8964억 전체 17%… 재정자립도는 36% 최하위권 ●'지자체 파산제' 지역 영향은…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파산제를 올해 하반기까지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충남도와 시군의 지방채무 위험성은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도를 비롯한 15개 시·군의 재정자립도는 50%를 넘는 곳이 한 곳도 없어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후속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2012년 이후 신규 지방채 발행을 억제하고 고금리 채무를 조기상환하는 등 채무 절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난해 채무액은 민선5기 출범 직후인 2010년 9505억원 보다 541억원 감소한 8964억원이다.

이는 2010년 20.5% 보다 3.5%포인트 하락한 17%로 안전행정부의 재정위기 모니터링 기준 정상(25% 미만)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채무액 8964억원을 회계별로 분류하면 일반회계 203억원, 기타 특별회계 430억원, 공기업특별회계(지역개발기금) 8318억원, 중소기업육성기금 13억원이다.

도의 채무 비율이 2009년 8.6%에서 2010년 20.5%로 2배 이상 급증한 것과 관련해서는 안전행정부의 지방 채무 산정 방식이 기존에는 지역개발채권 발행금액을 포함하지 않았으나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2010년부터 지역개발채권을 포함했기 때문이라는 도의 설명이다.

도내 시·군 채무 비율 또한 2012년 기준 천안시 19.1%, 보령시 19.6%를 제외하면 나머지 시군은 10% 미만으로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50%를 넘지 못하는 지방재정 자립도는 향후 지자체 파산제가 도입될 경우 중요한 평가지표로 작용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시·도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1.1%를 기록했지만 충남은 평균에도 크게 못미치는 36%로 17개 시·도 중 11번째를 기록했다. 지난해 도내 시·군의 재정자립도 또한 아산시 48.5%, 천안시 46.6%를 제외하면 시 평균 32.4%, 군 평균 14.8%로 전국 시·군 평균인 36.8%, 16.1%에도 못 미쳐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재정자립도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지만 도는 지방채무비율이 안전하다는 이유로 재정자립도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다.

도가 채무비율 하나만 놓고 지자체파산제도에서 안전하다고 자화자찬하기 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 관계자는 지자체파산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현행 8대 2 수준의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지자체파산제가 도입되면 파산된 지자체는 세입증대를 위해 취득세·재산세 등 지방세를 인상하고 지하철 요금, 상·하수도 요금 등도 대폭 인상된다”고 파산제 도입을 우려했다.

도 관계자는 “재정자립도는 아직 크게 신경 쓸 부분이 아니다”며 “앞으로 채무비율을 더 낮추기 위해 지방채 발행을 최대한 억제 하는 등 통합부채 관리방안을 모색해 지방재정 건전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포=정성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