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교네 메인메뉴 '주꾸미볶음' |
추위에 지친 몸을 달래주면서 보양까지 할 수 있는 음식 하면 뭐가 떠오를까? 아마도 열에 아홉은 매운 음식을 추천할 것이다. 매콤하고 칼칼한 양념소스에 버무려 나오는 주꾸미볶음은 보기만 해도 입안 가득 맛깔스러움이 느껴진다. 최근 주꾸미볶음으로 오류동일대 직장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집이 있다. 오류동 코스모내과 뒤 골목에 위치한 주꾸미 전문점 '다교네'다.
주꾸미는 봄철이 가장 맛이 좋다고 하지만 이 집의 주꾸미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더운 여름이나 한 겨울에도 이 집을 찾는 손님들의 이마에는 땀이 흘러내린다.
다교네 '주꾸미볶음' 맛의 비결은 코끝을 자극하는 매콤한 향과 은은하게 느껴지는 숯불향이다. 오래 익히면 질겨지는 주꾸미 특성상 숯불을 사용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특별한 향신료를 쓰는 것도 아니다.
정다교(46)사장은 “매운맛을 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숯불 향을 입히는 것은 고도의 불 조절이 필요하다”며 “정해진 순서에 따라 양념도 볶아야 하기 때문에 주인장의 '손맛'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꾸미볶음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비빔야채와 쌀보리밥을 함께 비벼먹어야 한다.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와 쫄깃하고 야들야들 씹히는 주꾸미, 그리고 구수한 쌀 보리밥의 조화는 기존 주꾸미 전문점에선 느낄 수 없는 맛이다. 간혹 칼국수 사리를 따로 찾는 손님들도 있지만 이미 많은 손님들은 '주꾸미볶음 비빔밥'에 중독되어 있다.
삼겹살과 떡살 그리고 향긋한 미나리가 가미된 '주꾸미철판' 역시 다교네가 자랑하는 메뉴다. 얇게 썰려 나온 삼겹살과 쫄깃한 떡쌀이 가미된 '주꾸미철판'은 주꾸미볶음에 중독된 손님들이 저녁 술 안주로 많이 찾는 메뉴다. 함께 나오는 깻잎에 삼겹살과 주꾸미를 얹어 쌈 싸먹는 것이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주꾸미 철판이 바닥을 드러낼 정도가 되면 남은 육수에 밥을 볶아 먹어도 된다. 삼겹살과 주꾸미에서 우러난 육수와 각종 채소를 가미해 볶은 철판 볶음밥은 '다교네'가 추천하는 별미다.
정 사장은 “평범한 칼국수 집에 불과했던 작은 식당이었지만, 40년 넘게 써온 이름을 개명하면서 시도했던 변화가 오늘의 결과를 가져다 줬다”며 “요즘 들어 부쩍 잦아진 손님들의 칭찬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메뉴판:주꾸미볶음 7천원. 주꾸미철판 (중)2만원, (대)3만원. 주꾸미 초 회무침 2만원. 칼국수(보리밥) 5천원. 주꾸미만두 5천원. 메밀왕만두 5천원.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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