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자체 파산제' 도입 공식화… 반발 예고

  • 정치/행정
  • 국정/외교

정부 '지자체 파산제' 도입 공식화… 반발 예고

작년 재정자립도 51% '최악' 관리절차 등 마련 연내 법제화 “정부 복지사업 확대가 원인” 부채 책임공방 거세질 듯

  • 승인 2014-02-16 16:02
  • 신문게재 2014-02-17 2면
  • 김대중 기자김대중 기자
정부가 재정기능을 상실한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지자체 스스로 신청하거나 중앙정부가 파산을 명령하는 '지자체 파산제도' 도입을 공식화, 이에 따른 지자체의 반발과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전행정부는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4년 업무추진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안행부는 현재 경기 침체로 지방세수가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 지자체들이 진 빚이 100조원대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지방재정 부실을 개선하기 위해 파산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 안행부는 이를 위해 올 상반기 중 연구용역을 발주해 전문가와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한 후 12월까지 파산 지자체 지정 기준, 관리 절차, 회생 방안 등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해 법제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지자체들은 정부가 정한 기준 이상의 부채를 지게 됐을 경우 '파산' 선고를 받아 행정기구ㆍ정원 감축, 자산 매각 등 자구 노력을 이행해야 한다.

또 해당 지자체는 정부 또는 상급단체가 재정 운영에 직간접으로 관여하게 되는 등 재정 자치권을 박탈당한다. 파산 선고의 기준으로는 예산대비 채무비율, 통합재정수지적자비율, 채무상환비 비율, 지방세 징수액 현황, 공기업 부채비율 등이 거론되고 있다. 파산선고 후 지자체의 자치권을 제한할지, 중앙정부나 시도가 파산관재인을 파견할지, 위원회를 구성할지 등도 정해야 한다.

유정복 안행부 장관은 “지자체 파산제는 지자체장이 재정운영을 잘못할 때 이를 막는 최후의 제재수단”이라며 “결코 통제나 권한행사가 아니라 국민이 염려하는 지방재정을 건실하게 운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자체들과 전문가들은 재정 부실에 대한 정부의 진단과 처방이 잘못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우선 지방재정 부실이 중앙정부의 복지사업 확대로 인한 지방재정 부담 증가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다. 작년까지 지방이 51%를 부담해야 했던 영유아보육료나 74.5%를 부담해야 하는 기초노령연금 등이 대표적 예라는 것이다. 또 지방재정이 원천적으로 중앙정부에 종속된 상태에서 지방재정 부실의 가장 큰 원인은 중앙정부의 과도한 복지부담인데도 지자체 책임으로만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지자체들의 재정자립도는 작년 51.1%로 1991년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최악으로 떨어진 상태다.

김동호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정책연구실장은 “현재 자지단체가 재정책임을 100% 지지 않는 상태에서 파산제 도입은 정치적인 구호가 될 수밖에 없다”며 “파산제가 실효성 있으려면 지방세인 취득세조차 중앙정부가 좌지우지하는 현행 구조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김대중 기자 dj196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