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선 |
▲권선택 |
새누리당 이재선 전 의원과 민주당 권선택 전 의원. 지방선거에서 각 당의 대전시장 후보로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두 사람이다. 그러나 지난 10일 대전 서구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두사람의 모습은 오랜 지음(知音)같았다.
두 사람의 길은 너무나도 달랐다. 대신고와 한남대 지역개발학과를 졸업한 이 전 의원은 본래는 사업가였다. 그러다 지난 15대 총선에서 이인구 전 의원의 추천으로 자민련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반면에 권 전 의원은 지역 정치권의 최다 본산이라 일컫는 대전고와 성균관대를 나왔다. 권 전 의원은 대전시 행정ㆍ정무부시장과 청와대 인사비서관 등을 거친 정통 관료출신이다.
이같이 걸어온 길이 다름에도 두 사람은 서로를 인정하며 추켜세웠다. 이재선 전 의원은 “내가 겪어본 권 전 의원은 대전을 잘 알고 인간적인 사람이다”고 말했고, 권선택 전 의원은 “(이 의원은) 카리스마가 있는 리더십이 있고 결단력과 돌파력이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은 자유선진당(이하 선진당)에서 함께 활동한 공통 이력이 있다. 이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의 공천에서 떨어진 뒤 선진당에 입당했다. 앞서 권 전 의원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민주당의 전신)이 염홍철 대전시장을 전략공천하는데 반발, 당을 떠나 국민중심연합을 거쳐 선진당에 합류했다.
다시 본가로 복귀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선진당이 합당하면서 새누리당으로 원복한 반면, 권 전 의원은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합당에 반발해 탈당하면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후 권 전 의원은 민주당에 복당했다.
그런 두 사람이 대전시장 선거를 둘러싸고 묘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각각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예비후보로 나서며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으로 두 사람은 도시철도 2호선 문제에 대해 전혀 다른 견해다. 이 전 의원은 전문가들과 공무원이 그간 논의를 진행한 만큼, 염 시장이 임기내에 노선 등을 결정해야한다는 반면, 권 전 의원은 노면을 접목한 가칭 하나로 방식을 통해 민선 6기로 넘겨야한다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두사람이 각 현안을 보는 시각차는 극명하게 달랐다. 선진당과 관련, 이 전 의원은 “다만, 중앙정치 흐름에 양당구조 속에 지역정당은 유권자들에게 버림받았던 아픔이 있다. 지금도 국가적으로 볼때는 양당 제도가 좋지만 지역 이익을 위해서는 지역 정당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권 전 의원은 “지역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서 노력한 점은 인정해야 한다”고 공감하면서도 “지역민을 대변하고자 했던 정신은 살아있다”라며 “앞으로도 그 방향성과 유권자 마음을 읽는 것은 잃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염홍철 시장의 3년여간의 시정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이 전 의원은 “시민 통합을 위해 염시장이 애썼다”면서도 “자신만의 사업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했다. 권 전 의원은 “염 시장이 경륜과 경험이 있는 만큼 나름의 성과를 올렸다”고 전제하며 “대전도시철도 2호선 등 소통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자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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