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축사신축시 주거지와 거리제한… 닭·오리 500m내 금지

일부시민 “거리짧고ㆍ우량농지 전용 방지책 없다” 효과 의문 주민피해 본보보도에 조례개정 추진

<속보>=천안 읍면지역 주거지 인근에 우후죽순 생기는 대규모 축사 때문에 주민피해가 확산된다는 본보 보도와 관련, 천안시가 가축사육제한조례 일부를 개정해 규제해 나갈 전망이다.

<본보 1월 16일자 13면ㆍ17일자 1면 보도>

천안시에 따르면 현행 가축사육제한 조례는 주거지로부터의 거리제한이 없어 악취와 폐수로 인한 주민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축사신축을 막을 수 없는 상태다.

따라서 시는 이 조례의 일부를 개정, 주거지로부터 거리제한을 둬 주민피해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개정할 내용은 폐가를 제외한 10호 이상 주택이 있는 주거밀집지역에 주택과 축사 부지경계 사이의 거리를 제한할 방침으로 소와 말, 사슴, 양의 경우 경계로부터 직선거리 100m이내, 젖소 250m이내, 돼지ㆍ개ㆍ닭ㆍ오리는 500m이내로 이격 거리를 뒀다.

하지만, 이 조례안은 거리가 짧을 뿐만 아니라 주거지로부터의 거리제한일 뿐이어서 큰 실효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수년간 읍면지역 내 신축되는 축사는 농지전용이나 신고 없이 농지이용행위가 가능한 경지 정리된 우량농지를 이용하고 있어 농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농민들은 주거지로부터 벗어난 축주들이 우량농지로 몰려들 가능성이 커 이들 신축을 막을 수 있는 보완책 마련도 시급하다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천안 성환읍의 경우 상당수 농민들이 친환경쌀인 천안 흥타령쌀을 생산하고 있지만 최근 농업진흥지역에 우후죽순 들어서는 대규모 축사로 인해 농사에 지장을 받고 있다.

농지법상 축사도 벼농사와 마찬가지인 농지이용행위로 보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도 법적 제재 없이 손쉽게 들어설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농업인 C(60)씨는 천안시 성환읍 양령리에서 1만㎡가량의 벼농사를 짓고 있지만 바로 옆 논에 들어선 축사 때문에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악취는 물론이고 폐수 등으로 인해 병충해까지 우려돼 축사가 들어온 뒤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다.

C씨는 “성환지역 내 축사신축으로 인해 우량농지가 수만평이 줄어들어 생산량도 감소했다”며 “주민동의를 얻거나 이전처럼 농지관리위원회를 통해 통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조례안을 통해 주거지와 축사 간 거리제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며 “하지만, 우량농지의 축사진입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