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로 인한 교통난과 주거환경은 물론 교육환경이 나빠졌다. 결국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소 확장저지 및 외곽이전 주민대책위'를 구성해 투쟁에 나선 것이다. 월평동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해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57개 단체와 개인으로 구성된 이들은 현재 1인 시위까지 펼치고 있다.
주민대책위는 10만명 서명운동도 전개함은 물론 서울 용산 등 전국에 있는 마권 장외발매소와 관련된 주민대책위와 손잡고 도심 속 화상경마장을 몰아낸다는 각오다. 주민들의 이 같은 외침에도 불구하고 서구청이나 대전시는 별다른 반응조차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월평동 화상경마장의 수용 인원은 2000명이나 계단과 비상구까지 사람이 몰려 3000명 이상 화상경마에 빠져들곤 한다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마사회가 정한 구매한도인 1회 10만원씩 구매하도록 한 규정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는 대전 인근에서 단체로 몰려와 주변 숙박업소에 머물며 돈을 탕진하는 사례 또한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국민의 여가선용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시민들의 삶을 파탄으로 내몰고 도박중독자를 양산하는 시설인 셈이다. 한동안 국민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다이야기' 등 불법 게임과 형식만 다를 뿐 국민을 한탕주의에 빠뜨려 주머니를 텅텅 비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주민들의 하소연에도 자치단체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실정이다. '세수'가 이들을 침묵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자치단체의 침묵은 시민의 권리를 무시하는 처사다. 지금 당장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하더라도 주민들을 힘겹게 만드는 화상경마장에 대한 향후 해결방안에 대해 자치단체는 지금부터라도 하나하나 검토해나가야 할 것이다. 지역민들의 주거환경을 피폐하게 만드는 시설, 국민에게 사행심만을 불어넣는 시설은 도심에서 방출시키는 것이 자치단체의 책무이기도 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