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주민들 힘겹게 하는 화상경마장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주민들 힘겹게 하는 화상경마장

  • 승인 2014-02-09 15:29
  • 신문게재 2014-02-10 17면
대전시 서구 월평동에 한국마사회 대전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가 들어설 당시만 해도 인근 주민들은 희망적이었다. '건전한 레저시설로 많은 이용자가 찾아와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마사회는 홍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불법주차로 인한 교통난과 주거환경은 물론 교육환경이 나빠졌다. 결국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소 확장저지 및 외곽이전 주민대책위'를 구성해 투쟁에 나선 것이다. 월평동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해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57개 단체와 개인으로 구성된 이들은 현재 1인 시위까지 펼치고 있다.

주민대책위는 10만명 서명운동도 전개함은 물론 서울 용산 등 전국에 있는 마권 장외발매소와 관련된 주민대책위와 손잡고 도심 속 화상경마장을 몰아낸다는 각오다. 주민들의 이 같은 외침에도 불구하고 서구청이나 대전시는 별다른 반응조차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월평동 화상경마장의 수용 인원은 2000명이나 계단과 비상구까지 사람이 몰려 3000명 이상 화상경마에 빠져들곤 한다는 것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마사회가 정한 구매한도인 1회 10만원씩 구매하도록 한 규정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는 대전 인근에서 단체로 몰려와 주변 숙박업소에 머물며 돈을 탕진하는 사례 또한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국민의 여가선용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시민들의 삶을 파탄으로 내몰고 도박중독자를 양산하는 시설인 셈이다. 한동안 국민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다이야기' 등 불법 게임과 형식만 다를 뿐 국민을 한탕주의에 빠뜨려 주머니를 텅텅 비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주민들의 하소연에도 자치단체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실정이다. '세수'가 이들을 침묵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자치단체의 침묵은 시민의 권리를 무시하는 처사다. 지금 당장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하더라도 주민들을 힘겹게 만드는 화상경마장에 대한 향후 해결방안에 대해 자치단체는 지금부터라도 하나하나 검토해나가야 할 것이다. 지역민들의 주거환경을 피폐하게 만드는 시설, 국민에게 사행심만을 불어넣는 시설은 도심에서 방출시키는 것이 자치단체의 책무이기도 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