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전시는 사회적 자본 확충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이 사업에 적지 않은 의구심이 든다. 먼저 사업비가 지극히 제한된 규모라 형식적으로 짜맞추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마을조사와 주민학습 사업에 200만원, 소·중규모 공동체사업에 각각 500만원과 800만원이 지원되는데 과연 이 돈으로 무슨 사업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지난해 6억5000만원의 예산 규모가 올해에는 2억1000만원이나 삭감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강조해오고 있는 ‘사회적 자본 확충’을 염홍철 대전시장도 쫓아가는 흉내만 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난해 추진한 사업을 모두 매도할 의도는 없다. 예를 들면 정림동의 경우 마을 주민들이 대거 참여해 벽화를 그려 마을의 품격을 높였다는 게 사업을 주관한 기관의 자평이다. 그러나 모든 마을의 벽면을 벽화로 칠할 수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을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아이템 발굴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이 공모에 참여하는 층은 대다수가 주부나 학생 또는 은퇴자들인 것이다. 전문가 집단이 참여할 수 있는 예산규모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아이템 발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적은 예산이나마 타먹으려고 기획만 하는 전문 꾼(?)들이 사업에 끼어들지 않나 하는 노파심도 없지 않다. 따라서 공모사업 선정도 신중해야 하나 사업이 마무리된 후 예산이 올바르게 사용됐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사회적 자본 확충의 일환으로 대전시가 추진하는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은 적지 않은 예산이 뒷받침돼야하는 사업이며 지속성이 전제돼야 할 사업이다. 서울시에서는 여러해 전부터 구청을 중심으로 예산 지원은 물론 전문가 파견 등을 통해 좋은 마을 가꾸기 사업을 전개해오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웠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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