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서 분신시도한 택시기사 철창신세

사회봉사명령 어겨 '집유' 취소… 징역살게 되자 불만품고 범행

70세를 앞둔 개인택시 기사가 대전법원청사 내에서 분신하려다 제지를 당해 철장 신세를 지게 됐다.

6일 대전법원 청사경비대와 둔산경찰서에 따르면, A(67)씨는 이날 오전 8시 50분께 법원 내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 대전지법 감사실로 향했다. 휘발유를 담은 페트병을 몸에 숨긴데다, 경비대 교대 전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와 제지당하지 않았다. 감사실에 도착한 A씨는 9시10분께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자신의 몸에 뿌린 후,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었다”며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는 순간, 직원에게 제압됐다. 이어 경비대가 도착했고 10여분 후 경찰이 와서 A씨를 둔산서로 연행해갔다.

A씨가 운전하는 택시가 2009년 5월 교통사고가 났다. 당시 개인택시사업조합 교통사고 처리 담당자인 B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에게 불리하게 진술을 했다고 여기고 불만을 품게 됐다. 그러다가, 2010년 9월 조합원 수십여명이 있는 자리에서, A씨가 '조합원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해 경찰관과 같이 조작해 교통사고를 처리했다'는 내용이 기재된 현수막을 걸고, 'B씨는 사기꾼이다, 경찰과 짜고 사고처리를 진행했다'고 소리쳤다.

한 달 후에도 조합원들이 보는 자리에서 두 차례 B씨를 모욕했다. 이에 B씨는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재판을 담당한 판사는 A씨에 대해 징역 4월과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불복해 항소도 하고 상고도 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그런데 A씨가 사회봉사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이 법원에 집행유예 취소를 청구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5개월 후 검찰이 또다시 집행유예 취소를 청구하자 법원은 받아들였고, 대법원도 지난달 7일 집행유예 취소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징역형 집행을 위해 출석을 요구했지만, A씨는 검찰 집행을 연기해달라고 법원 감사실에 요구하며 출석을 거부했다.

'재심에 의하지 않고서는 확정판결이 취소될 수 없고, 형 집행은 검찰 담당'이라는 법원의 답변에 따라 A씨는 지난 4일 재심을 신청했지만, 이날 다시 같은 내용을 요구하면서 분신을 시도했다.

경찰은 임씨에 대해 현주건조물방화 예비 혐의 등으로 사법처리할 예정이고, 검찰도 신병이 확보된 만큼 징역형을 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진·임병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