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대덕구 법동의 한 공동주택에서 임씨가 음식물쓰레기통에서 먹을거리를 찾고 있다. |
기자가 다가가 음식물쓰레기통을 왜 뒤지는지, 식사는 했는지 물어봐도 임씨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집에 난방은 되는지, 전기는 들어오는지 물었더니, “괜찮아요”라고 짧게 답했다.
옷 바깥으로 보이는 팔과 발목이 상당히 얇고 부분 탈모까지 보이는 것으로 보아 몸 영양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임씨와 같은 임대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에게서 저간의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주민 이모(78)씨는 “임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이곳에서 가족 없이 혼자 거주하기 시작해 이웃과 대화 없이 외톨이처럼 지내고 있었다”며 “식당에서 일할 때도 있었지만, 열흘 전부터 음식물쓰레기통에서 먹을거리를 가져오는 것을 보고 내가 밥을 지어 문앞에 두거나 반찬거리를 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한겨울에 음식물쓰레기통을 뒤적여 끼니를 해결할 정도로 어려운 생활의 주민이 있어도 도움을 주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임대주택 관리사무소는 이 같은 상황을 파악했지만, 집에 찾아가보는 수준에 그쳤다.
관할 구청은 몇 차례 집을 방문했지만, 임씨를 만나지 못했고, 임씨의 동생에게 연락도 해봤지만, 현재까지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진 않았다.
또 다른 이웃은 “혼자 사는 여성이 맨발로 밖에 나와 음식물쓰레기통에서 음식을 가져다 먹을 정도이고 심하게 야위어 쓰러질 정도인데, 돕겠다는 곳이 없어 주민들이 속만 태웠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임씨의 집을 몇 차례 찾아갔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아 만날 수 없었다”며 “보호할 방법을 찾아 필요한 도움이 되도록 나서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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