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일각에선 정부가 공교육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고 선행학습금지법안까지 발의된 상황에서 공립고가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에 선행학습을 안내한 꼴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고 총동창회는 후배들을 위한 교육기부 차원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4일 전교조 대전지부에 따르면 대전고 전체 신입생 400여 명 가운데 100명 가량이 지난달 말부터 이 학교 동문이 운영하는 시내 모 학원에서 고교과정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
국어 영어 수학 고교과정을 EBS교재로 하루 5시간씩 이달 말까지 모두 60시간 수업이 짜여 있고 수업 이후 자율학습도 진행된다.
수업을 하는 강사도 모두 대전고 동문이다.
지난달 23일 대전고 회의실에서 열린 학부모 설명회를 통해 선행학습을 희망한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당시 학부모들에게 배포된 안내문 명의는 대전고 총동창회장인 강창희 국회의장으로 돼 있었다. 선행학습에 소요되는 학원 수강료 3000만 원가량은 전액 총동창회 측이 부담하고 있다.
전교조는 날선 비판을 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전고가)대전교육청의 선행학습 금지 행정지도를 대놓고 불응했다”며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행정지도에 따르는 척하고 학생들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전교육청은 학교장 등 책임자를 엄중문책하고 강 의장도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공세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대전고 총동창회 관계자는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이 십시일반 모아 교육 기부를 한 것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되묻고 싶다”며 “매년 해오던 일로 장소만 학원으로 바뀌었을 뿐인데 오히려 동문회의 후배 사랑 정신에 대해 칭찬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박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즉시 해당 수업을 전면 중지토록 했으며 대전고에 특별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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