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직업은 다르지만 지역 지킴이 활동에는 너 나없이 한마음으로 나서는 파수꾼들이 있다. 올해 창설 54년째를 맞은 진산면의용소방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원들의 자부심만큼이나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지키려는 열정도 뜨겁다. 24시간 철통 방어로 청정 금산을 지키고 있는 진산면의용소방대 AI 방역초소를 찾았다. <편집자 주>
▲'청정 금산지켜라' 24시간 AI 철통 방어=29일 오전 10시 진산면 읍내리 AI 방역 초소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진산면남성의용소방대 고종수 대장을 비롯한 대원 10여명이 전북에서 넘어오는 차량에 대한 방역작업을 펼치고 있었다.
지난 17일 전북 고창에서 발생한 AI가 금산지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군과 합동으로 방역초소를 설치했다. 이곳 초소는 설치 이후 24시간 방역작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5일 AI가 부여까지 확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성대원들까지 나서 방역작업을 돕고 있다.
“금산이 인삼의 고장이라 AI나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긴 하지요.”
고종수(52) 대장은 금산군이 AI나 구제역에 안전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금산군의 발 빠른 대응과 의용소방대의 역할이 컸다. 금산군은 AI 의심신고가 들어온 직후 AI 유입 차단을 위해 예비비 2억 3100만원을 투입해 진산면 등 4곳에 방역초소를 설치했다. 특히 진산면 방역초소는 의용소방대원들이 2인 1조 2교대로 24시간 방역작업에 나서고 있다. 차량 통행이 적은 늦은 시각에도 유입 차량이 온전히 방역을 마친 뒤 통과하도록 밤샘 작업에 애쓰고 있다. 금산군의 경우 제원면 12만 마리, 진산면 7만 마리 등 총 54만마리(2011년 기준)의 가금류가 사육되고 있다. AI가 유입될 경우 커다란 농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소방대원들이 방역작업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긴급상황에 더 빛 발하는 진산면의용소방대=진산면의용소방대의 활동은 긴급상황에서 더 빛을 발했다. 지난 11월 진산면 부암리에서 집을 나가 실종된 치매노인을 조진창(52) 대원이 발견해 병원에 후송했다. 눈보라치는 악천후 기상 속에서 치매노인을 발견한 공로가 인정돼 금산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또 지난해에는 고속도로 사고현장에 출동한 박웅용(43) 대원이 호흡이 정지된 사고자를 심폐소생술로 소생시켜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고종수 대장은 “대원들이 위급한 곳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평소에 그러한 훈련이 잘 돼 있기도 하지만 타인이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도움을 줘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김은숙 여성대장을 비롯한 여성 대원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환자가 발생할 경우 그들을 안심시키고 안전하게 이송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겨울철 화재를 진압한 뒤 소방대원, 소방관과 주민들에게 따뜻한 음료 등을 제공하는 일도 여성대원들의 몫이다. 진산면의용소방대의 화재진압 현장 대응능력은 이미 진산뿐 아니라 추부와 복수까지 정평이 나있다.
2013년 금산군 의용소방대 종합평가에서 최우수 소방대 선정은 이를 반증하는 사례다. 무엇보다 진산면의용소방대는 화재 초기진압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24일 추부면 서대리 모 식품회사의 화재사고, 이에 앞선 22일에는 복수면 곡남리 주택 화재 현장에 신속히 도착해 조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진화작업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배경은 2011년에 도입한 1t 다목적 진화차량 덕분이다. 대형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협소한 길에는 소형 다목적 진화차량이 효과적이다. 진산면의용소방대는 지난 한해 화재진압 등에 모두 42회나 출동했다.
금산=송오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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