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도시公 공모지침 위반”… 유성터미널 장기표류 예고

감사결과 발표… 협약효력 놓고 법정공방 불가피

유성복합터미널 협약 과정 논란과 관련, 대전도시공사가 진행한 최고(催告) 절차는 공모지침 위반이라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대전도시공사는 행정 미숙으로 논란을 야기한 만큼 임직원들의 중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전도시공사는 롯데건설 컨소시엄과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 협약이행보증금까지 받은 상황이어서 역소송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하지만 협약에 대한 유·무효 여부는 법원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여 사업의 장기 표류도 예견되고 있다. 대전시는 28일 유성복합터미널 협약 과정에서 불거진 최고 절차의 적법성 여부는 대전도시공사의 공모지침 위반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개인 비리나 유착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12월27일까지 우선순위협상대상자가 협약서를 제출하지 않아 협약이 결렬된 후 언론 등에 공표했지만 3일 뒤 내용을 번복해 공모지침에 없는 최고 절차를 이행한 것은 공모지침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지침서상에는 '협약 체결기한 내에 정당한 사유없이 사업협약을 체결하지 아니할 때에는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상실한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시는 공모지침을 위반한 대전도시공사 사장과 팀장 등 2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기관경고도 병행할 계획이다. 감사 결과가 대전도시공사의 잘못으로 판단이 났지만 롯데건설 컨소시엄과 체결한 협약의 유·무효는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안고 법원에서 가려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감사는 행정 절차에 대한 잘잘못을 판단한 것이지 협약의 효력부분은 최종적으로 법원에서 판단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원에서 협약이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올 경우 후순위협상자인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의 또 다른 소송 제기가 불가피하고, 무효 판결이 나오더라도 롯데건설 컨소시엄의 역소송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감사 결과에 대해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은 “(시의 감사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했던 일이 그대로 나타났다”며 “이를 대비해 가처분 신청을 냈던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은 지난 13일 '유성복합터미널 조성 공모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해 달라는 취지의 협약이행 중지 가처분신청서를 대전지법에 냈으며 다음달 3일 첫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지산디앤씨 컨소시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상실된 상태에서의 계약이 유효한지, 무효한지는 누가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며 “시가 계약의 효력 여부에 대해 사법부 판단으로 미루는 것 또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만약 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역소송을 제기할 경우 대전도시공사를 상대로 형사고발 등 모든 조치를 전개하고, 시는 감사원 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