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부여 종계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도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이후 천안 종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 판정됐으며, 서천 오리농장 등에서 AI 의심신고가 간헐적으로 들어오는 등 빠르게 확산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민족 최대의 명절을 맞아 수십만명의 고향 방문객이 지역을 찾을 것으로 보여 AI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8일 도에 따르면 지난 26일 의심신고된 천안시 직산읍 판정리 종오리 농가의 AI는 고창 등에서 발생한 AI와 같은 항원(H5N8형)으로 나왔다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통보를 받았다. 도는 고병원성이 확인됨에 따라 반경 3㎞ 내에 있는 직산읍 판정리ㆍ삼은리 농가의 산란계 3만5200마리와 오리 7000마리를 살처분 매몰할 계획이다. AI가 발병한 해당 농장에서 기르는 오리 9500마리에 대한 살처분 매몰작업은 마무리됐다.
지난 27일 서천군 서천읍 한 농가에서도 AI의사환축이 신고됐다. 증상은 사육 중인 오리의 사료섭취량이 줄고 알을 낳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 농가는 가창오리 폐사체의 고병원성 AI로 확정된 금강하구에서 약 8㎞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다. 도는 신고 농장 주변에 대한 이동통제에 들어가는 등 소독을 강화하고, 사육중인 오리 17마리는 모두 살처분 조치했다. 도는 AI 의심신고가 들어온 곳이 소규모 농가여서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반응이다. 대형 오리농장일 경우 수만 마리의 살처분으로 예산과 행정력을 쏟아야 하는데, 그 정도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 이번 AI 의심신고는 천안 종오리농장 의심신고 후 하루 만이다.
지난 23일 최초로 닭의 AI가 확진된 부여 홍산면 종계장의 경우 사육중인 닭 1만6000마리와 반경 3㎞ 이내 2개 농가에서 사육중인 가금류 11만8000마리가 살처분 됐다.
이처럼, 도내에서 AI가 발생했거나 의심신고가 산발적으로 들어오는 상황에서 설 명절은 AI 확산의 최대 복병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연휴기간이 나흘간으로 짧지 않은데다 고향 방문객들이 축산농가나 철새도래지를 찾아 AI 바이러스를 퍼트릴 개연성이 크다는 것.
때문에 도는 AI의 도내 확산을 막기 위해 'AI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면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습니다'라는 광고문구를 만들었으며, 특히 고병원성 AI 확산방지 행동요령으로 ▲축산농가 방문자제 ▲축산농가 반입물품 소독철저 ▲철새도래지 방문 자제 ▲차량소독 적극 동참 등을 정하고 도민들과 고향방문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천안 종오리농장의 의심신고는 고병원성 AI로 확진 판정돼 주변 2개 농가 4만2000여 마리에 대해서도 살처분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다가오는 설 명절이 AI 확산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행동요령을 만들어 일반농가에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포=박태구ㆍ천안=윤원중ㆍ서천=나재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