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따라 오는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할 전망이다.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게 아니라 협회의 허술한 선수 관리가 문제가 됐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8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배드민턴연맹(BWF)이 이용대와 김기정(삼성전기)에 대해 1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시안게임 출전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BWF는 홈페이지를 통해 '도핑테스트 소재지 보고 기피'로 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도핑 검사 대상 명단에 든 이용대와 김기정이 지난해 3월과 9월, 11월 등 세번 소재지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따르면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18개월 동안 세 번 소재지 보고를 하지 않으면 이른바 '삼진 아웃'으로 징계를 내린다. 문제는 협회가 선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벌어졌다는 점이다.
이날 회견에서 김중수 협회 전무는 “지난해 3월과 11월 WADA 검사관들이 이용대, 김기정의 소재지로 등록된 태릉선수촌을 방문했을 때는 대회 참가로 모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9월에는 소재지 보고서를 온라인으로 입력해야 했는데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소재 보고 위반에 따른 징계도 파악하지 못했다. 김전무는 “대표팀 감독으로 태릉에도 오래 있었지만 삼진 아웃제가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면서 “이런 이유로 징계를 받은 사례도 세계 배드민턴 선수 중에는 없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대회 출전과 WADA의 불시 검사 일정이 겹쳐 소재지 보고를 못했다는 설명이지만 기본적으로 협회의 부실한 선수 관리에서 빚어진 어처구니 없는 사태다. 이에 김전무는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일단 협회는 항소 만료일(2월17일) 이전 WADA에 다시금 항소의 뜻을 전하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징계 기간을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징계 기간이 6개월 정도로만 줄어도 아시안게임 출전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징계 경감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난 13일 이용대, 김기정과 협회가 덴마크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선수의 잘못이 아닌 점이 참작돼 징계 기간이 당초 2년에서 1년으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징계 기간이 줄어들기는 쉽지 않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을 따낸 이후 한국 배드민턴 간판으로 활약한 이용대. 협회의 부실한 행정으로 홈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는 불행한 일이 벌어지게 됐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