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저품앗이공동체가 매월 벼룩시장을 열고 봉사활동을 펼치는 지역 공동체로 성장했다. |
“저희는 상품을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가치를 팝니다.”
서구 관저동 지역의 지극히 평범한 주부들은 재주를 공유하며 상품을 만든다. 단지 돈을 많이 벌기보다는 주부들이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 마음을 한데 모으고 있다. 같은 동네 주부들의 친목형태로 온라인을 통해 모여들었지만 이제는 어엿한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관저품앗이공동체를 통해 주부들은 못다 이룬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10년에 걸친 관저동의 대표 공동체=관저품앗이공동체의 시작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8월16일 관저동지역에서 생겨난 온라인 카페인 관저동아줌마카페는 관저동지역 주부들로 구성된 소규모 공동체였다. 정기모임을 하거나 품앗이 육아, 아파트 단지별 모임, 취미모임 등을 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뜻있는 주부들이 하나 둘씩 모이면서 이 카페는 2009년 6월22일 관저 품앗이 공동체로 이름을 바꾸고 매월 벼룩시장을 열고 봉사활동을 펼치는 지역 공동체로 성장했다.
이후 2010년 7월17일 품앗이 마을카페를 개업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에서 이사를 온 박지현 관저품앗이공동체 현 대표 등 주부 5명이 150만원씩을 출자해서 '아줌마 놀이터'를 연 것이다. 솜씨공방 강좌는 물론, 되살림 가게, 천연·대안·수공예용품 판매, 한복·드레스·턱시도·책·장난감 대여 등의 활동이 진행됐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2010년 9월18일 행정안전부의 자립형 지역공동체로 선정돼 76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고 2개월 뒤 정식 비영리단체로 등록됐다. 이후 2011년 3월 2일에는 대전시가 지정하는 마을기업에도 선정돼 3000만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이제 관저품앗이공동체는 카페 회원 2500여 명과 전용 관저품앗이공동체 사무실, 월 1회 1만부 가량 배부되는 관저마을신문사로 구성된 관저동 주부들의 대표 커뮤니티로 거듭났다.
▲ 품앗이공동체 카페. |
일반적으로 천연비누와 같은 천연제품을 주부들이 서로 교육하고 만들어 판매한다. 이들은 천연제품 판매를 두고 상품 판매가 아닌, 환경을 살릴 행동을 판매한다고 강조한다.
또 공정무역 커피를 들여놓고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 공정무역 커피는 제3세계의 가난한 커피 재배농가의 커피를 공정한 가격에 거래하는 커피로 관저품앗이공동체는 멕시코, 에티오피아 아이들의 꿈을 마시고 판매해준다.
이들은 모임을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살리는 길을 찾는 공동체를 표방한다. 관저동 지역에 거주하는 주부들은 카페와 공동체 사무실을 통해 천연비누를 비롯해 각종 생활용품을 제작하는 방법을 서로 나눈다. 이 가운데 아토피 환자에게 효능이 있는 천연비누 등 천연제품의 경우에는 7000만원 가량의 연 매출중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관저품앗이공동체는 상품 판매만을 위한 커뮤니티는 아니다. 지역에서 벼룩시장을 매월 1회 관저문예회관 앞에서 열고 지역민들의 알뜰한 중고 물품 판매를 유도한다.
또 지역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인 '봉다리'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기도 하다.
박지현 관저품앗이공동체 대표는 “관저동 주부들의 희망을 키워나가는 곳이 바로 관저품앗이공동체”라며 “서로 삶의 지혜도 나누고 다양한 지식도 공유하면서 수익도 키워나가는 주부 마을기업으로 성장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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