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기왕 아산시장 |
민선 4기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진행하려했던 초사·행목·온주·휴대·세교·밀두지역에 이어 마지막 남은 방축지구까지 최근에 취소되면서 비난의 화살은 복기왕 시장에게 쏟아지고 있다. 전임 시장 때 잘못 그려진 판을 더 이상 끌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복 시장이 주민들과 여론의 질타를 감수하고, 각종 도시개발 취소라는 카드를 꺼냈다. 공교롭게 선거와 맞물려 복 시장이 몰매를 맞고 있다.
6·4지방선거가 불과 5개월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핵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형 도시개발을 과감히 취소한 복기왕 시장의 의도에 시민들의 궁금증은 크다. 복 시장은 경제 상황과 무관하게 멋있는 집을 그리는 것은 환상을 ?는 거와 마찬가지라며, 자치단체의 파산을 불러올 것이 분명한 사업들의 취소는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복 시장은 정치적 입장을 떠나 모든 사업들을 판단했고, 시민들과 아산시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각종 모함과 비난은 감수하겠다는 곧은 의지를 보이고 있다. 복 시장으로부터 각종 도시개발 계획에 대한 취소 의도와 피해주민들을 위한 방안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각종 도시개발이 취소되면서 개발에 신경 쓰지 않는 시장으로 오해를 받고 있는데.
▲세계 경제 흐름에 따라 국가경제가 달라지고, 지자체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과거 금융위기로 인해 건설경기가 밑바닥을 드러냈다. 건설경기 침체로 황해경제자유구역과 아산신도시2단계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우리나라 대표 공기업이 계획한 아산신도시2단계 지역도 경기불황으로 1200만㎡가 축소됐다. 황해경제자유구역 건설도 경기침체로 국가가 손을 놓았다. 밀두지구도시개발사업도 국가의 개발 취소로 어쩔 수 없이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밀두지구 도시개발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체비지를 매각해서 사업비를 확보해야 하는데 주변의 인프라가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산시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었다.
-그동안 여러개의 도시개발이 취소됐는데 이유는?
▲그동안 많은 지자체가 유행을 따라 개발계획을 세우고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경제 상황과 무관하게 멋있는 집을 추상적으로 그려왔다. 그러나 당시 각종 사업들의 당위성과 필요성이 현재의 시장에서 대부분 먹혀들지 않고 있다.
아산시가 계획한 여러 도시개발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동안 초사·행목·온주·휴대·세교·밀두지역도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조성하려 했지만 크게는 국가 경기침체, 실질적으로는 아산시 재정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무리한 사업들인게 드러났다. 구체적인 재정마련을 빠트린 추상적이 사업으로 볼 수 있다. 만약 이들 사업을 진행했으면 아산시의 재정 파탄을 불러왔을 것이다. 여러 지자체의 재정 악화는 무리한 도시개발에서 비롯된 것은 여러 언론에서도 지적하지 않았는가?
-그래도 방축지구와 월천지구는 개발 가능성이 있었지 않나.
▲아산시에서 그나마 개발 가능성이 컸던 곳은 방축지구와 월천지구였던 것은 사실이다.
방축지구 도시개발 사업은 방축동 일대 59만8638㎡에 총 사업비 989억원을 들여 단독주택과 아파트 등 2024가구(계획인구 4857명) 규모로 추진돼 왔었다.
그러나 계획 수립 당시 58.2%인 감보율이 실시계획 인가 신청 후 협의 단계에서 61.7%로 급상승하고, 공동주택 용지 매각 가격도 3.3㎡당 310만원대에 달해 아파트 건설사가 적정 가격으로 평가하는 250만원대와 큰 차이를 보여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
저도 전임 시장이 벌인 일들을 행정의 연속성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끌고 가려했지만 감보율, 토지주들의 반발, 체비지가격 상승의 변수를 도저히 극복하지 못할 것 같아 취소 결정을 내렸다.
-서부산업단지 축소와 지연으로 서부권 성장동력이 사라졌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만약 신창산업단지(260만5000㎡)와 선장산업단지(49만2840㎡) 우선협상자가 제시한 과도한 지급보증을 받아들였다면 벌써 첫 삽을 떴을 것이다.
내가 표를 의식했거나 인기 위주의 행정을 펼쳤으면, 미래에 다가올 아산시 재정파탄을 고려하지 않고 우선 협상는가 제시한 각서에 도장을 찍었을 것이다. 서울 강남에 비유되는 아산시 공수지구도 현재 체비지 매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산시 재정에 압박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두 개의 산업단지를 무리수를 둬 가며, 서둘러 진행할 수는 없었다.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시장은 양심을 걸고 수행해야 한다고 본다. 행정은 안정 중심으로 운영해야 한다. 도전과 개척 등 새로운 사업은 민간이 하고 행정은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과거 정부처럼 계획만하고 민간이 일방적으로 따라와라 하는 방식은 후진국 발상이다.
-각종 도시개발 취소로 아산시가 후퇴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도시개발을 하지 않아서 후퇴했다는 근거를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묻고 싶다. 민선 5기 들어 인구가 3만5000명이 늘었고 지금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시가 도시계획만을 의존해 인구를 유입하고, 도시개발 사업자를 자처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아산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정주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정주여건은 문화·예술, 쇼핑, 체육시설, 교육환경 등을 들 수 있다. 문예회관은 아산시 재정을 고려하지 않고 민선4기 때 15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책정됐다. 현실적으로 터무니 없는 수치다. 이를 바로잡아 올해 공사가 시작되고, 도서관도 첫 삽을 뜬다.
최근에 백화점이 입주한 터미널도 준공돼 30대가 교육과 정주여건을 ?아 옆 도시로 이전하는 것을 막는데 일조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2017년 전국체전을 위해 체육시설이 대폭 설치되고, 체전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면 아산시민들의 자긍심은 최고조에 이를 것이다.
-도시개발 취소에 따른 시민들의 공허함을 어떻게 달래겠는가?
▲도시개발안에 있던 주민들의 공허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우선 상수도보급, 도로확충, 마을회관 건립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 방축지구의 경우 장항선 철로 북측지역을 2015년 아산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때 용도지역으로 변경하고 신정호 옛 관광지 일원 2만㎡를 시장재량으로 도시개발사업을 재추진하겠다.
-끝으로 사업취소를 이번 선거가 끝난 후 발표할 수도 있었는데 굳이 미리 발표한 이유는 무엇인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서운한 마음은 표로 직결되고, 상대편 후보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시장의 정치적 장·단점의 셈법과 여론을 의식해 시간을 끄는 것은 무책임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
아산시 재정 파탄을 불러올 과거 실현 불가능한 장밋빛 계획들을 정책 범위를 다시 잡은 것인 만큼 이에 대한 질타는 기꺼이 감수하겠다. 시장의 정치적 입장을 떠나 아산시 백년대계만을 위한 결정인 만큼 시민들의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아산=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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