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지난 2008년 충남 일대에 막대한 피해를 안긴 조류인플루엔자의 철새 관련성이 알려진 만큼 안심할 수 없다. 이동 경로를 놓고 ‘일정하다, 일정하지 않다’로 혼선을 빚는 식의 불확실한 정보와 우왕좌왕하는 대처가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이번 금강유역의 철새 폐사체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견되면 그것은 전염 매개체의 다변화를 의미한다. 가창오리에 위성항법장치(GPS)를 부착해 이동 경로와 장소에 대해 보다 심도 있게 분석해야 할 것이다. 활동반경이 넓은 야생 철새는 전국 확산 속도를 빠르게 한다.
금강하구에 전북 동림저수지의 방역활동 스트레스로 흩어진 가창오리떼가 이동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철새는 통제하기 불가능하고 특히 큰기러기의 경우 전국에 걸쳐 출현하고 있다. 공주와 천안의 역학 관련 농가만이 아니라 이동경로에 위치한 농가의 방역 조치에 철저해야 한다. 가창오리, 큰기러기 외에 더 광범위하게 전염원이 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해서는 안 된다. 가금류 방역예산을 풀어 선제적으로 방역해야 한다.
물론 철새에 의한 조류인플루엔자에 유입에 대해 반박하는 목소리도 만만찮고 또 완전히 확정할 단계는 아니다. 더 정밀한 조사와 규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분명한 사실은 최초 유입 경로가 야생 철새가 아니고 가설에 그치더라도 기존 방역대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점이다. 철새가 감염된 이상, 발병 농장과 그 주변을 차단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확산을 저지할 수 없는 까닭이다.
겨울 철새 대부분이 서해안을 따라 충남과 전북에 서식해 방역 대책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서해안지역이 아닌 충북에도 미호천, 무심천 상류 등 여러 곳에 철새 도래지가 분포한다. 철새가 발병 원인이라면 일시 이동중지 명령과 차단방역이 무력하게 될 수도 있다. 그 점에서는 대전시 역시 긴장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쉽지 않지만 2중, 3중의 방역망을 갖추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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