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현수막 재활용… 에코가방 재탄생

폐현수막 재활용… 에코가방 재탄생

재활용센터에서 출발해 '마을기업'으로 성장 100% 지역민으로 구성… 전국서 벤치마킹 잇따라

  • 승인 2014-01-21 13:44
  • 신문게재 2014-01-22 11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 [신성장동력 '마을기업' 탐방] 선화동 '행복한 나눔센터'

▲ 지난 17일 행복한 나눔센터에서 지역 주민들이 재봉틀 앞에 앉아 가방 만들기에 한창이다. 행복한 나눔센터는 시내 곳곳에 불법으로 걸려진 현수막중 질 좋은 현수막을 골라 가방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 지난 17일 행복한 나눔센터에서 지역 주민들이 재봉틀 앞에 앉아 가방 만들기에 한창이다. 행복한 나눔센터는 시내 곳곳에 불법으로 걸려진 현수막중 질 좋은 현수막을 골라 가방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10시께 대전 선화동 보문 평화의 집 1층을 모두 빌려 설립한 행복한 나눔센터에서는 2명의 지역 노인들이 재봉틀 앞에 앉아 가방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폐 현수막과 제작된 가방이 쌓여 있어 산만한 모습이기도 했지만 지역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기업을 일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행복한 나눔센터는 2011년 2월 대전시 마을기업으로 지정됐다. 구청에서 도시 곳곳에 불법으로 걸려진 현수막을 압수해오면 이 가운데 질 좋은 현수막을 골라 가방을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 바로 행복한 나눔센터다.

행복한 나눔센터는 2010년 1월 설립된 선화동 재활용센터에서 비롯됐다. 둔산 영천감리교회 소속인 손근석 목사가 나눔센터의 대표다. 그는 교회의 파견 목사인 셈이다.

재활용센터부터 일궈놓은 손 대표는 예전부터 노숙인 자활사업을 진행해왔다고 한다. 그러던 중 재활용품이 많이 쌓여가면서 차라리 재활용센터를 만들어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옷을 비롯해 가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활용 용품이 수집돼 재활용센터의 성격을 띠게 됐고 이때 재활용을 통해 마을기업형태로 하는 것은 어떻겠냐는 지인의 조언을 듣고 마을기업을 설립하게 됐다.

행복한 나눔센터는 마을기업으로 정기적으로 6명 정도가 업무를 맡는다. 재봉부터 시작해 사무, 제단 등등 이곳에서도 다양한 업무가 분담돼 있다. 비정기적으로 10~15명 정도까지 재봉일을 돕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구성원들이 모두 지역 주민이라는 데 있다.

중구 선화동을 비롯해 중촌동, 목동 등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지역민들이 놀러오기도 하고 일을 돕기도 한다. 재봉을 하는 지역민들의 나이는 50~60대다.

이들이 폐 현수막을 새로운 아이템으로 바꿀 수 있도록 현수막은 구청의 창고에서 구해온다. 중구청의 경우, 매일 수거해온 현수막을 쌓아놓고 있으며 여기에서 나눔센터는 질 좋은 폐 현수막을 무상으로 가져온다. 나눔센터는 서구청에서도 현수막을 받는데 일주일에 1t 트럭으로 1회가량 제공된다. 숫자로 보면 300~400개의 현수막이 제공되고 있다.

나눔센터는 모인 현수막을 활용해 주로 가방을 제작한다. 종류별로 쓰레기 재활용 마대부터 시작해 배낭, 앞치마 등도 함께 제작한다. 또 현수막의 인쇄면을 안쪽으로 접어 넣는 등 2겹으로 가방을 만든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작은 것이 1500~2000원 가량이며 큰 가방은 5000원 가량 된다.

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면서 행복한 나눔센터는 1년차 5000만원, 2년차 3000만원씩 각각 지원을 받았다. 1인 인건비 정도는 포함됐으며 시설을 비롯해 월세, 운영비, 프로그램비, 기자재 및 재료비, 교육비 등의 도움을 받았다.

전국에서 행복한 나눔센터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미 전국적으로 30여개 업체가 행복한 나눔센터를 방문해 노하우를 배워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에서도 폐 현수막을 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손근석 대표는 “행복한 나눔센터에서 하고 있는 일은 폐 현수막을 재봉해 가방으로 다시 탄생시키는 일”이라며 “마을기업이다보니 지역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기업의 생존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