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행복한 나눔센터에서 지역 주민들이 재봉틀 앞에 앉아 가방 만들기에 한창이다. 행복한 나눔센터는 시내 곳곳에 불법으로 걸려진 현수막중 질 좋은 현수막을 골라 가방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
행복한 나눔센터는 2011년 2월 대전시 마을기업으로 지정됐다. 구청에서 도시 곳곳에 불법으로 걸려진 현수막을 압수해오면 이 가운데 질 좋은 현수막을 골라 가방을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 바로 행복한 나눔센터다.
행복한 나눔센터는 2010년 1월 설립된 선화동 재활용센터에서 비롯됐다. 둔산 영천감리교회 소속인 손근석 목사가 나눔센터의 대표다. 그는 교회의 파견 목사인 셈이다.
재활용센터부터 일궈놓은 손 대표는 예전부터 노숙인 자활사업을 진행해왔다고 한다. 그러던 중 재활용품이 많이 쌓여가면서 차라리 재활용센터를 만들어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옷을 비롯해 가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활용 용품이 수집돼 재활용센터의 성격을 띠게 됐고 이때 재활용을 통해 마을기업형태로 하는 것은 어떻겠냐는 지인의 조언을 듣고 마을기업을 설립하게 됐다.
행복한 나눔센터는 마을기업으로 정기적으로 6명 정도가 업무를 맡는다. 재봉부터 시작해 사무, 제단 등등 이곳에서도 다양한 업무가 분담돼 있다. 비정기적으로 10~15명 정도까지 재봉일을 돕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구성원들이 모두 지역 주민이라는 데 있다.
중구 선화동을 비롯해 중촌동, 목동 등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지역민들이 놀러오기도 하고 일을 돕기도 한다. 재봉을 하는 지역민들의 나이는 50~60대다.
이들이 폐 현수막을 새로운 아이템으로 바꿀 수 있도록 현수막은 구청의 창고에서 구해온다. 중구청의 경우, 매일 수거해온 현수막을 쌓아놓고 있으며 여기에서 나눔센터는 질 좋은 폐 현수막을 무상으로 가져온다. 나눔센터는 서구청에서도 현수막을 받는데 일주일에 1t 트럭으로 1회가량 제공된다. 숫자로 보면 300~400개의 현수막이 제공되고 있다.
나눔센터는 모인 현수막을 활용해 주로 가방을 제작한다. 종류별로 쓰레기 재활용 마대부터 시작해 배낭, 앞치마 등도 함께 제작한다. 또 현수막의 인쇄면을 안쪽으로 접어 넣는 등 2겹으로 가방을 만든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작은 것이 1500~2000원 가량이며 큰 가방은 5000원 가량 된다.
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면서 행복한 나눔센터는 1년차 5000만원, 2년차 3000만원씩 각각 지원을 받았다. 1인 인건비 정도는 포함됐으며 시설을 비롯해 월세, 운영비, 프로그램비, 기자재 및 재료비, 교육비 등의 도움을 받았다.
전국에서 행복한 나눔센터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미 전국적으로 30여개 업체가 행복한 나눔센터를 방문해 노하우를 배워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에서도 폐 현수막을 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손근석 대표는 “행복한 나눔센터에서 하고 있는 일은 폐 현수막을 재봉해 가방으로 다시 탄생시키는 일”이라며 “마을기업이다보니 지역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기업의 생존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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