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뚫린 방역… 철새가 AI 옮긴다는데 탐조객 들락날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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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방역… 철새가 AI 옮긴다는데 탐조객 들락날락

20일 오전 출입통제 안돼, 방문객 수십명과 철새 뒤섞여 'AI 무방비 노출' 도 '잠정 폐쇄' 시·군 전달안돼… “닭·오리 다죽어야 정신차리나” 주민 늑장대응 '분통'

  • 승인 2014-01-20 17:05
  • 신문게재 2014-01-21 5면
  • 유희성 기자유희성 기자
●[르포]-서산 천수만 철새탐조대 가보니

조류인플루엔자(AI)의 주범이 철새로 밝혀진 20일 천수만 간월호(천수만 A지구) 철새 탐조대에는 (AI)관련 안내문이나 주의사항 등 관광객을 위한 아무런 대책이 없이 운영되고 있다. 
<br />박갑순 기자 photopgs@
조류인플루엔자(AI)의 주범이 철새로 밝혀진 20일 천수만 간월호(천수만 A지구) 철새 탐조대에는 (AI)관련 안내문이나 주의사항 등 관광객을 위한 아무런 대책이 없이 운영되고 있다.
박갑순 기자 photopgs@
20일 오전 세계적 철새 도래지 천수만 간월호(천수만 A지구) 철새 탐조대. 눈이 내린 뒤 비교적 춥지 않은 영하권의 날씨지만, 바닷바람이 매섭게 불어왔다.

전북 고창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주범이 철새로 밝혀져 정부와 충남도가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이곳은 철새 무리가 떼를 지어 날아다녔고 관광객도 종종 눈에 띄었다.

철새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관광객은 1시간여 동안 80여명 정도가 찾았다. 겨울철 평일 오전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인원이다. 바닷바람이 거셈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철새의 비행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으며 한참을 머물렀다. 철새들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멀리에서 가까이로 쉴 새 없이 이동했다. 간혹 사람들 가까이 모이기도 하고 머리위로 날아가기도 했다.

AI 주범이 철새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철새탐조대에는 관광객 출입이 차단되지 않아 AI가 무방비로 노출된 것.

관광객들은 AI에 대해 무관심이었다. 인근에 위치한 서산버드랜드와 홍성조류탐사과학관에는 가족단위의 차량이 심심찮게 보였다. 그러나 문이 닫혀 있어 모두 발길을 돌렸다. AI 차단을 위해 폐쇄한 것은 아니고 정기휴일이었다.

서산에서 가족과 함께 버드랜드를 찾은 주부 윤모(여ㆍ43)씨는 “친구가족과 함께 놀러왔다”며 “조류독감은 알았지만 특별히 대처법이나 주의사항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 일대는 철새들이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날아다녔으나 아직까지 AI에 대한 특별한 대책은 없었다.

이에 대해 서산시 관계자는 “전북 인접지역인 서천, 부여, 논산, 금산에서 방역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농가 소독 등을 계획하고 있지만 날아다니는 철새에 대한 방지는 어렵다”고 말했다.

홍성군 관계자도 “우리지역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이상 징후를 확인하고 있고 농가 소독이나 통제는 계획 중”이라며 “도의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도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도내 철새탐조대 잠정 폐쇄를 밝혔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주말 직후 오전이라 전달이 잘 되지 않은 것 같다”며 “날아다니는 철새이기 때문에 더 위험성을 인지하고 주변 소독과 탐사관 방문객 차단 등의 조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포신도시에 거주하는 이모(51)씨는 “닭ㆍ오리농가 당사자 외에는 관심이 있겠느냐”며 “일반 도민이나 일선 시ㆍ군에서는 닭, 오리가 다 죽으면 그제서야 '조류독감 유행 했구나' 라고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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