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을 모두 채웠음에도 졸업을 미루는가 하면 대학원 진학 등 가급적 사회 진출을 미루고 어떻게든 학교에 붙어 있으려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취업난을 반영하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는 졸업유예자 숫자다. 지역 대학들은 수년전부터 학생 요구로 '졸업 유예 제도'를 운영하는 데 최근 이를 이용하는 대학생이 늘어나는 추세다.
충남대는 2010학년도 392명이었던 졸업유예자가 이듬해 617명, 2012학년도에는 762명으로 나타나 2년 새 94.4%가 늘어났다.
지난해 8월에는 351명으로 여전히 적지 않은 학생이 졸업유예를 택했다.
사립대 역시 별반 다를 것이 없다.
2012학년도부터 운영한 배재대의 경우 그해 52명에서 지난해(8월) 170명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졸업유예자는 졸업 학점을 채운 상태에서 등록금 또는 기성회비 일부만 내고 학교에 남아 있는 학생이다.
극히 일부를 빼고는 대부분 취업이 되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학교에 붙어 있는 것을 택한 것이다. 구직 시 대학 졸업자보다는 재학생 신분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졸업유예자들은 취업에 필요한 어학 공부나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미취업 스트레스에 주변의 '눈칫밥'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이들은 다른 학생과 마찬가지로 도서관 이용 등 학교로부터 받는 혜택을 똑같이 누리는 데 학교 측에서는 시설 관리 어려움 등으로 졸업유예자를 내심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어서다.
졸업유예제도뿐만 아니라 대학원 진학도 미취업자의 탈출구로 이용된다.
사회 진출 이전 좀 더 '내공'을 쌓으려는 학부 및 석사과정을 거친 학생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대학원 진학이 '식은 죽 먹기'라는 인식은 이제 사라진지 오래며 대학원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밭대에 따르면 일반, 산업, 정보통신, 창업경영 대학원 4개 대학원 2014학년도 경쟁률이 일부 과정을 제외하고 전년도 보다 높아졌다.
창업경영대학원의 경우 지난해 1.14대 1에서 1.34대 1로 정보통신전문대학원(박사)은 전년도 1.16대 1에서 1.42대 1로 각각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14개 대학원을 운영하는 충남대의 석사과정 올 경쟁률은 2.37대 1로 2년전 2.29대 1보다 높아졌고 1.65대 1을 기록한 박사과정 역시 2년전 1.62대 1보다 상승했다.
지역대학 4년생 A씨는 “문과계열에 다니고 있는데 4학년 절반 이상이 대학원에 진학하고 있는데 취업이 안 돼 스펙을 좀 더 쌓으려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귀띔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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