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호 대전교육감이 16일 대전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김신호 대전교육감이 6·4 지방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교육감은 임기를 마친 후 대학으로 돌아가 학문연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방선거에 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불출마 선언, 김심(金心) 없다=김 교육감이 차기 교육감 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교육감은 16일 오전 신년 기자회견의 형식을 빌어 로마 정치가 키케로의 스승 몰론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박수칠 때 떠나겠다”는 말을 끌어다 써가며 차기 대전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그는 “오는 6월 민선 3기 대전시교육감 임기를 마치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겠다”면서 “그동안 교육감직 관련 거취와 출마여부에 대해 공식 발표하는 것을 자제한 것은 조금이라도 대전교육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까하는 염려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제는 정중히 고할 때라고 생각했으며, 교육감 후보자들이 예측 가능한 미래설계를 하도록 배려하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차기 교육감 후보자 중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 교육감은 “차기 선거와 관련해 나를 비롯한 교육청 소속의 공무원들이 개입해서는 절대 안된다”며 “출판기념회 등 지방선거와 관련 있는 모든 행사에 일체 가지 않고 있고 말과 행동도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회되면 대전시장 나갈 수도”=기자회견의 백미는 오는 6월 대전시장 선거에 출격할 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김 교육감 특유의 화법이 구사된 점이다.
향후 정치적 행보를 묻는 질문에 김 교육감은 매우 '정치적인 단어'를 선택했다.
그는 “대학으로 돌아가서 대학경영에 참여하거나 학자로서 이루지 못한 학문연구를 할 생각”이라며 “연구 주제는 '대한민국 교육 100년의 설계와 로드맵', 이른바 가칭 '김신호 프로젝트' 이런 연구를 성공시키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 답은 다음 정치 행보를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원론적 답변을 통해 정치적 욕심 보다는 대전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일을 찾겠다는 속내를 보였다.
그러면서 김 교육감은 민선 8년을 거치면서 다듬어진 '내공 8단'의 말을 던졌다.
그는 “(대전시장 출마와 관련)중앙 정치권에서의 의사타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시장 출마나 중앙부처 관료, 또는 국회의원 등과 같은 것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생각해 본 바 없고, 또 제가 하고 싶어 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그런 일들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분이 권유하거나 추천할 경우, 나라와 지역을 위해서 심사숙고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
행간마다 김 교육감 특유의 화법이 실린 단어들이 즐비하게 깔려 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해석이다. 때가 되면 자신의 몸값을 알아주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고 그러면 자연스레 지방선거 구도에 올라탈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교육감은 기자회견 말미에 오는 3월 7일이라는 날짜를 거론했다. 이 때가 대전시장으로 출마할 경우, 교육감직을 내려 놓아야 하는 마지막 시점이다. 임팩트 있게 다가온 3월 7일의 의미를 지역 정가는 주목하고 있다.
오주영·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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