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보은ㆍ영동ㆍ옥천)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판결이 16일 열리는 가운데 여야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특히, 박 의원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충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대법원의 판결에 중앙과 지역을 막론하고 정치권 전체의 이목이 쏠린 상태다. 대법원에서 박 의원이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은 반반이다.
1심 재판부인 청주지법 제12형사부는 “운전 대가로 보이는 16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8400만 원은 특별공로금이나 퇴직위로금으로 볼 수 없다”며 기부행위로 판단,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인 대전고법 제1형사부는 “1억원이 퇴직위로금 등이 아니라면 결국 박 의원이 선거가 끝나고 나서 선거구민 1명에게 1억원을 지급함으로써 기부행위를 했다는 것인데 이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8월 21일 “기부행위 등으로 박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실이 인정된다”며 기부행위 등 박 의원과 관련된 모든 공소 사실에 대해 상고한 반면, 박 의원 측은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여 상고하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대법원의 확정판결에서도 재판부가 박 의원이 운전기사에게 건넨 1억원의 성격을 어떻게 보는 지가 무죄 여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재판을 바라보는 여야 당의 셈법은 복잡하다. 재판 결과에 따라 각 당에 미칠 영향이 전혀 다른 이유에서다.
만약, 박 의원이 무죄로 확정된다면 새누리당에서는 잇단 악재를 맞은 민주당과 대비돼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관측되는 반면, 민주당으로서는 되레 당에 대한 반감 여론이 더욱 증폭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유죄가 선고된다면 이 상황은 정반대로 치닫게 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충북도당위원장인 박덕흠 의원의 의원직 유지 여부에 따라 충북지사 등 충북지역 선거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며 “각 당은 판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자신들에 대한 영향력을 예측, 대비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같은 날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인 윤진식 의원(충주)에 대한 항소심 8차 공판도 정치권의 관심사다. 항소심 결과에 따라 윤 의원의 충북지사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4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최근 같은 혐의를 적용받았던 민주당 박지원 의원 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윤 의원이 기사회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같은 경우, 현재 거론되는 당내 후보군으로는 현직인 민주당 이시종 지사에 대한 필승카드가 없다는 새누리당 측의 고민에 대해 윤 의원 카드가 타개책이 될 수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윤진식 의원은 지난 2008년 총선에 맞붙은 적이 있다”며 “당시 충주시장을 4번이나 역임한 이시종 지사가 압승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결과는 박빙으로, 윤진식 의원이 적잖은 경쟁력을 지녔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의원은 충북지사 출마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지도부가 윤 의원을 필승카드에 제격이라고 판단한다면, 윤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며 “재판 과정을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새누리당 성완종 국회의원(서산ㆍ태안)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판결은 다음 달 중에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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