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복합터미널 협약 논란]도시公, 양측 소송 예상했다

롯데 컨소시엄측 소송땐 더 큰 파장… 피해 최소화 위해 '최고' 절차 추진 공사, 협약체결 불가능 판단 빗나가

유성복합터미널 협약 체결과정이 논란을 빚는 가운데 대전도시공사(이하 도시공사)가 최고(催告) 절차를 진행하기 앞서, 롯데 컨소시엄(현대증권·롯데건설·계룡건설산업)과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지산디앤씨, (주)매일방송·(주)생보부동산신탁) 등 양측의 소송 가능성을 모두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공사는 최고 절차를 진행하면서 롯데 컨소시엄의 협약 체결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했지만, 상황이 반전돼 지금의 사태를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당초 지난해 12월27일 우선협상대상자인 롯데 컨소시엄과의 협상기한 만료 후 3일 뒤에 최고 절차를 진행하면서 롯데와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의 소송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우선 도시공사는 법률 자문을 거친 결과, 최고 절차 없이 롯데 컨소시엄에 우선순위협상대상자 지위 상실을 통보할 경우 소송 가능성이 높다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최고 절차가 공모지침서상에 명시되지 않아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의 소송 가능성도 상존했다.

이처럼 도시공사는 양측 컨소시엄의 소송 가능성을 예상했지만,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고 절차를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 최고 절차 없는 일방적인 지위 상실 통보는 소송이 불가피하는 의견이 제시된 만큼 대기업이 거대 로펌 등을 이용한 소송을 제기할 경우 더 큰 파장이 우려됐다는 것이다.

다만, 롯데 컨소시엄이 협상기한 만료까지 협약서를 제출하지 못했던 만큼 최고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협약 체결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을 하지 못했다. 문제는 최고 절차 기한 끝에 롯데 컨소시엄이 협약을 체결, 도시공사가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더욱이 공모지침서상 최종 협약 체결은 민간사업자와 도시공사, 시장 등 3자의 날인이 첨부되어야 효력을 발생하지만, 도시공사는 논란이 우려된 최고 절차과정을 시에 사후보고 했다는 점이다. 3000억원 가량의 민간자본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인데다 시의 핵심 현안사업인 만큼 그동안 시에 사전 보고와 협의를 거쳤지만 최고 절차는 생략된 것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롯데 컨소시엄이 협약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며 “경우의 수를 고려했을 때 양측 모두 소송 가능성이 있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논란이 된 최고 절차 과정의 적법성 여부는 속히 법적인 판가름이 나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