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의 취학 수요 조사를 보더라도 공립병설 또는 단설유치원을 선호하고 있다. 단적으로 보면 교육비가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교육이 질이 우수하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국회 예산정책처 조사에서도 84.7%가 공립유치원을 꼽았다. 만 3~5세 자녀를 둔 부모들이 공립유치원을 무상교육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도 희망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역 공립유치원 입학 경쟁에서 다문화가구, 다자녀가구 등 우선순위 입학을 제외하면 체감 경쟁률은 더 치열하다. 물론 초·중·고교보다 불리한 부지 선정의 어려움에다 표준보육비 증가와 교원 수급, 여기에 원아 부족 현상을 겪는 기존 유아교육기관의 의견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조화롭게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개선해야 한다.
사실 이 문제는 저소득층 자녀와 한부모가정, 사회 양극화, 출산 장려 등 여러 사회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공립유치원 보내기가 대학입시보다 어렵다는 말은 사립유치원의 절반을 겨우 웃도는 대전지역 공립유치원 수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게다가 공립유치원 한 곳당 취원 대상 학생 수가 대전이 509명인 데 비해 실제 취원 아동수는 이보다 턱없이 적다.
이 같은 유치원 취학 수요를 토대로 수용 계획을 짜야 한다. 좀더 길게는 유아교육을 공교육의 틀 안으로 끌어들이는 공교육 확대 차원에서도 바라볼 사안이다. 경영상 어려운 사립유치원 일부를 공립유치원으로 전환하는 대안을 포함해 다양한 출구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공립유치원 부근의 사립유치원이 정원을 못 채우고 버티는 유아교육계의 현실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핵심은 지금도 부족한 공립유치원의 입학 수요가 해마다 증가한다는 데 있다. 보육비 부담 완화, 좋은 유아교육 환경 제공, 더불어 누리과정의 안정화가 기준이 돼야 한다. 수요조사에 나타난 높은 선호도는 균형 잡힌 유아교육 서비스 안에서 다뤄져야 할 부분이다. 공립유치원의 문호 넓히기는 보다 넓고 긴 안목으로 유아교육이 정상화로 간다는 전제에서 타당성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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