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복합터미널 사업 또 다른 논란

지산디앤씨 “공모지침 어기고 우선협상자 시간 벌어줘” 대전도시공사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 일축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이 3차례 공모 끝에 민간사업자와 사업시행 협약을 체결했지만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후순위협상대상자인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이 사업시행 협약 체결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손해배상 등 법적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 시행자인 대전도시공사는 관련 근거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적용했다며 일축하고 있다.

7일 대전도시공사와 지산디앤씨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우선순위협상대상자인 '현대증권, 롯데건설, 계룡건설산업' 컨소시엄과 극적으로 사업시행 협약서에 서명했다.

당초 지난해 12월27일까지 협약을 체결해야 했지만 '현대증권, 롯데건설, 계룡건설산업' 컨소시엄이 협상기간 연장을 요청하며 협약서를 제출하지 않아 물건너 갈 상황에 처했다.

하지만 대전도시공사는 법률 검토한 결과, 최고(催告:민법 용어로 타인에게 일정한 행위를 할 것을 요구하는 통지, 즉 이행의 청구이며 최후고지인 셈)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일방적 계약 해제는 더 큰 법적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지난 6일까지가 기한인 최고(催告)를 통보했고 결국 최종 협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의가 결렬된 것으로 판단한 후순위협상대상자인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이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27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만큼 공모지침에 따라 후순위로 협상 지위가 넘어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전도시공사가 공모지침에도 없는 민법과 안전행정부 예규를 들어 최고 절차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또 우선순위협상대상자가 협상 연장을 요청했던 만큼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수단으로 최고 절차를 이용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27일 협상기한 만료일이었지만 최고 절차 통보는 3일이 지난 30일에 진행됐고, 지난 6일까지 모두 10일의 시간을 추가로 제공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선협상대상자의 요구대로 기한이 연장됐고, 결국 협약서 체결로 이어져 자신들의 협상 지위가 물거품 됐다는 판단이다.

지산디앤씨 관계자는 “행정법이나 민법보다 우선돼야 하는 것이 관련 사업의 공모지침 아니냐”며 “공모지침의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데 대전도시공사는 궁색한 핑계로 잘못된 행위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사업을 준비한 지난 2년간 설계비, 인건비, 관리비 등 32억원을 쏟아부었고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 없다”며 “손해배상을 비롯한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우선순위협상대상자의 협상기한 연장 요청 당시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없어 연장을 불허했고, 계약해제 절차를 밟아 후순위협상대상자와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관련 규정에 최고 절차가 남아 이를 이행한 것”이라며 “적법하고 정당하게 처리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