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원산지표시 확대 '유명무실' 적발건수 보니…

지난해 충청권 427건 그쳐… 천안 대부분 시행안돼 대책시급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가 확대 시행된 지 7개월여가 지났지만 지역 음식점 업주들의 의식 부족으로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각종 캠페인 등을 통해 지속적인 홍보를 실시하고 있지만 단속실적이 미미해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7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과 천안사무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음식점 원산지 표시 대상 품목을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쌀, 배추김치 등 12개 품목에다 염소고기, 명태, 고등어, 갈치를 추가해 16개 품목으로 확대했다. 또 배추김치의 고춧가루와 배달용 돼지고기에 대해서도 원산지 표시를 적용하도록 변경해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음식점은 영업 면적에 상관없이 음식명과 가격이 기재된 메뉴판과 게시판의 바로 옆이나 밑에 반드시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 이와함께 원산지를 알리는 글자 크기도 음식명 글자 크기와 같거나 그 이상으로 표시토록 해 소비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표기해야 한다.

그러나 지역 대부분 음식점들이 원산지 표시제 확대 및 강화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이 지역에서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위반으로 적발한 건수는 천안지역 44건(형사처벌 25건, 미표시 19건)을 비롯해 대전, 충남, 세종에서 총 427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오후 6시 30분께 천안시 봉명동의 음식점은 한쪽 벽면에 메뉴판이 부착돼 있었고, 다양한 색상의 종이로 만든 10여 가지의 별도 메뉴도 게시돼 있었지만 이에 대한 원산지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았다. 특히 이곳 음식점은 다른 음식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쌀과 김치의 원산지 표시도 눈에 띄지 않았다. 또 다른 음식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C김밥전문점이나 K식당 등도 갈치조림, 낙지볶음, 수육, 소머리국밥 등 10여 가지의 음식명과 가격이 적힌 메뉴판을 부착하고 영업을 하고 있었으나 원산지가 전혀 표기돼 있지 않았다. 인근의 성정동과 쌍용동 지역 6개의 음식점 가운데서도 일부 종류를 제외하고 제대로 원산지 표기를 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

성정동의 S음식점 업주는 “원산지 표시제 확대 시행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며 “원산지를 제대로 표시하면 수입산 재료 등을 공개해야 되는데 가뜩이나 어려운데 손님이 더 줄어들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 관계자는 “인력부족으로 사실상 음식점들을 일일이 확인하기가 매우 곤란한 상황”이라며 “공익신고를 적극 활용해 지도 및 단속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천안=윤원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