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기금 안정성 상실로 중앙지 주도의 언론 판도에서 내실 있는 지역언론이 숨쉴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끊어졌다. 지역밀착형 콘텐츠 개발, 주민 눈높이에 맞는 신문 제작의 길은 다시 그만큼 멀어진 셈이다. 지난 정부에 이은 현 정부의 의지와 정책 결여로 사업 자체가 불안정성의 늪에 빠져 유감스럽다.
지역신문이 살아야 지방자치가 발전한다는 원론적인 정의를 내세우기 앞서 매체 환경 변화로 자구적인 생존 방안에 고심하는 지역언론의 발목을 잡았다. 언론계는 물론 각계각층과 국정감사 등에서 기금 증액이 현안으로 떠오른 현실에 역행하는 처사다. 지역언론에 대한 지원법에 더해 지방분권특별법으로 강화해도 시원찮을 형편이었다.
실행 목적 달성과 관련해서도 사업은 아직 본궤도에 못 오른 시점이다. 2010년 이후 4년간 지발기금 편성 예산이 겨우 40억원이고 현재 여유자금이 22억원에 불과한 것은 정부의 지역 및 지역언론관의 숨김 없는 표현이 아닌지 의심된다. 일반회계 전입금 없이 사실상 여유자금으로 운영된 전례에 따르면 기금은 바닥을 드러냈다. 조성 방식의 다양화 등 다른 대안 찾기는 더 어려워 보인다.
이 기금은 지역신문의 자구적인 생존 노력만으로 힘든 콘텐츠 개발 등 정상 발전에 적잖은 힘이 됐다. 엄밀히 따져 예산 증액과 맞춤 지원의 필요성은 증폭되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옹호하는 지역언론의 무력화, 이에 반하는 여론의 중앙 편중 심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거듭 생각해봐야 할 때다.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 2016년 기한의 한시법일지라도 그때까지 효율적인 지원마저 위축시킨 것은 잘못이다. 국가균형발전과 건전한 지역신문 활성화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인식을 회복해 서둘러 보완책을 내놓아야 한다. 시한부 기구의 상시 기구화 등 지속가능한 변화가 모색될 시점에 거꾸로 지역신문발전기금 조성에 소홀한 것은 국가균형발전정책의 후퇴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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