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농업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혹은 소비자의 요구에 따른 트렌드를 따라가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때에 농업은 정말 앞서 말한 단순히 먹는 것만을 충족시켜주는 1차원적인 의미로 간주해야 할까.
생산적인 의미나 자본주의의 논리로 보면 농업만큼 투자대비 이익을 취하기 어려운 산업분야도 드물다.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힘들고 어렵고 돈이 되지 않는 직장인 것이다. 더구나 FTA 등을 통해 외국산 농산물이 대량으로 쏟아지고 있고 최대 수입국인 중국과의 FTA를 앞두고 농민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럼 돈 안 되는 농업, 우리는 포기해야 하는가? 최근 '노동세러피(therapy)'라는 말이 새로이 유행한다고 한다. 노동세러피는 주로 정신노동을 많이 하는 직장인들 사이에 부는 열풍으로 텃밭이나 목공같이 몸을 움직여 노동을 함으로써 마음의 갈증을 채우는 움직임이다. 실제 노동세러피를 경험한 한 광고회사 직원을 인터뷰해보니 몸이 아파 여러 병원을 다녀도 호전되지 않았지만 우연히 친구의 텃밭에서 일한 다음 몸과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 노력한 만큼 결실을 주는 농업은 어느새 치유의 의미로 우리 가까이에 와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농업은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를 어떻게 껴안으며 새로운 옷을 입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작물의 다수확이나 병해충방제 연구 등의 생산성을 높이는 농업연구 이외에 사람들의 상상 속에 있는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농업이 사람들의 정서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크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작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생명공학 기술이 이용되고 있는데 실제로 국외에서는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파란장미, 파란 카네이션 꽃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반인이 가꾸고 수확하기 쉬운 작물을 개발하거나 향수를 대신할 만한 향기를 가진 꽃을 만드는 등 새로운 아이디어의 농업 생명공학은 미래 농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서은정·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분자육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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