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사자격증' 성매매 수단 악용

시각장애인 생존권 방패막이, 천안 전체업소 75% 불법 적발 단속돼도 자격증 유지 '폐해'… 4대악 근절 사각지대로 변질

일부 시각장애인들의 생존수단인 안마사자격증이 성매매 위한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천안시와 대전지검천안지청에 따르면 관내 안마시술소는 서북구의 경우 안마시술소 12곳과 안마원 3곳, 동남구는 안마원만 2곳이 설치돼 있다. 안마시술소나 안마원 개설은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기에 안마사자격증을 소지한 시각장애인만이 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스포츠마사지실이나 유사 마사지업소가 우후죽순 생겨나 생계의 폭이 좁아져 설 자리를 잃어가는 상태다.

결국, 일부 시각장애인들은 자신이 소지한 자격증을 내걸고 안마시술소를 개설한 뒤 바지사장으로 근무하는 불법형태로 변질되고 있다.

최근 검찰에 의해 성매매 알선 등으로 적발된 천안의 안마시술소는 모두 9곳으로 전체 75%를 차지할 정도로 불법이 만연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을 고용한 실업주는 그간 시각장애인의 생존을 위한 결속력을 방패 삼거나 사법기관의 뒷짐 속에 무려 1년 6개월에서 3년간 성매매 알선을 저질러온 것으로 밝혀졌다.

실업주 A씨는 2011년 6월부터 최근까지 2년8개월 안마시술소에서 성매매를 알선해 12억1300만원 상당을 성매매대금으로 수수했으며 순이익만 4억51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월 14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성매수남의 숫자만도 무려 6700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실업주 B씨는 2012년 2월부터 19개월 동안 안마시술소에서 성매매를 알선해 벌어들인 금액이 9억7600만원 상당에 달하고 있다. 한 달 평균 5100여만원을 챙기기 위해 B씨가 알선한 고객은 54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돼 사실상 현 정부의 4대 악 근절정책에 안마시술소가 사각지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시각장애인 또한 불법 안마시술소를 운영하거나 바지사장으로 근무하다 적발되더라도 해당 안마사의 자격증은 유지돼 또다시 범죄에 빠져들 우려가 크다.

대한안마사회협 충남지부와 천안시 관계자는 “안마시술소가 성매매 등으로 적발돼도 개설자인 시각장애인의 자격증 상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며 “시각장애인들의 단체행동 등을 우려해 시설기준 점검 이외에 실제 성매매단속은 쉽지 않다 ”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