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은 철도 정상화를 향한 과제들을 차근차근 풀어가야 한다. 이 경우, 국회 철도발전소위원회와 정부 TF팀을 중심으로 사업, 재무, 인력 등 전반에 걸친 심층 분석이 그 바탕이 돼야 할 것이다. 이번 파업은 철도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필요성을 동시에 부각시킨 측면이 있다.
문제는 파업을 철회하고 현업에 돌아간 이후에도 불씨가 잠복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수서발 KTX 면허 발급 취소, 지도부 징계나 파업 참가 노조원 직위해체 조치 등 첨예한 현안이 놓여 있다. 원칙을 갖고 당면 과제에 대응하되 새로운 갈등을 야기하지 않도록 협상력을 발휘해야 함은 물론이다.
다만 임시방편으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조치가 아닌 긴 안목과 넓은 시야로 방만경영이 지적되는 코레일 혁신에 치중해야 한다. 예산 낭비 방지와 인력 운용의 효율로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킨다는 전제에 충실할 때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철도산업 선진화, 경영체계의 정상화를 목표로 공기업 개혁의 주춧돌을 놓는다는 자세가 요구된다 하겠다.
아무리 난제일지라도 철도산업의 중장기적 발전과 서비스의 질적 제고에 필요하다면 잘못된 부분은 꼭 손봐야 한다. 철도를 포함한 공기업의 적자 누적, 철도 마피아로 불리는 관행과 같은 도덕적 해이를 끊는 정책적 노력도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철도노조 역시 노조 활동이 세 과시나 철밥통 지키기 행태로나 비쳐진다면 공감을 얻지 못한다.
이번 사태를 공공 개혁의 시금석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여야가 진정성 있는 논의를 소위 활동에서도 지속해야 하는 이유다.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테이블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정부도 그동안 외쳐온 ‘비정상의 정상화’에 입각해 고칠 것은 과감히 고쳐야 한다. 끝으로 감축된 열차 운행의 완전하고 조속한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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