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까다로웠던 수능 탓에 올해 수능을 본 수험생들이 일찌감치 재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30일 지역 재수전문 대입학원들에 따르면 12월 중순과 하순에 개강하는 수능 재수 선행반 모집과 관련해 문의 및 등록이 20% 상당 증가했다.
통상 정시모집 결과가 나오는 1~2월에 상담전화가 집중됐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전년도에 비해 재수생들이 늘어남에 따라 각 학원들은 재수정기반 편성에서 '의학계열 집중 특별반'을 증설하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올해 재수생들이 증가한 이유는 혼란스러운 선택형 수능 탓에 입시를 위한 비교 자료가 없었고, 성적 또한 선택 유형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시모집에서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들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재도전을 위해 '재수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5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의대와 치대 정원이 확대됨에 따라 상위권 학생들의 재수가 늘어난 점도 올해 재수생 증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의대의 경우 1538명에서 2533명으로 치대는 232명에서 432명으로 2015년도 의·치대 정원이 약 1200여 명 정도 늘어난다.
이와 관련 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의 20%가 졸업생이라는 점에서 재수가 또 하나의 수험 전략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수능 시험을 치르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수능에 대한 감도 찾을 수 있다는 것.
A고 진학 담당 교사는 “지난해보다 재수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났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선택형 수능이 치러지면서 B형 영어를 선택한 학생들이 점수가 안나왔고,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들도 많아 재수를 통해 재도전하려는 학생들이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B 재수학원 원장은 “재수생 증가는 선택형 수능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히고 있다”며 “이과의 경우 의·치대 인원 정원이 증가에 따라 학생들의 기대감도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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