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곧 퇴출 압박에 시달려왔던 사립대에 비해 그동안 제법 느긋했던 국립대 교수 사회가 적잖이 술렁이는 것이다.
충남대는 내년부터 교수 승진요건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예컨대 이공계열 교수는 1년에 SCI논문 2편 이상 저술에서 3편 이상 저술로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또 연구실적 등으로 얻는 이른바 승진 점수도 기존 400점에서 750점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인문계열 교수의 경우 각 분야 등재후보지 이상에 논문을 펴내야 하고 승진 점수 역시 현재보다 더욱 높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충남대는 승진요건 강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고서 학칙변경 입법예고를 통해 구성원 의견 수렴에 나선다. 이후 학무회의에서 최종안을 도출하고 2014년 9월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 대학에서는 지난 2009년께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1명을 빼고는 지금까지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사례가 없었다.
그동안 '돌다리'를 걸어왔던 충남대 교수들은 앞으로 연구실적 압박 등으로 적잖이 홍역을 치르고 재임용에서 탈락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의 또 다른 국립대인 한밭대는 올 들어 처음으로 특별승진제도를 도입했다. 이번 제도를 통해 부교수→교수 1명, 조교수→부교수 2명 등 모두 3명이 혜택을 봤다.
한밭대는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승진하려면 4년, 부교수에서 교수가 되려면 5년을 각각 채워야 하는 데 특별승진자들은 소요연수가 1년 6개월~2년에 불과했다. 이 제도를 이용해 교수 사회 내부경쟁을 유도하고 연구중심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 한밭대의 견해다. 이 학교에서는 또 올해 승진 소요기간이 도래했지만, 학교에서 요구하는 연구실적을 충족하지 못해 승진심사를 올리지 않는 교수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에 있는 전북대도 최근 연구실적 부진으로 교수 3명에 대해 재임용을 하지 않는 등 '철밥통'으로 인식됐던 국립대 교수 사회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지역 국립대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립대에 교수로 임용될 경우 정년까지 편안하게 간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더는 이같은 생각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고 국립대 환경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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