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정부의 수서발 KTX 법인 면허 발급을 이유로 삼고 있지만 이번 총파업으로 인해 철도노조의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 우려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노동계 및 정치권의 대립만 몰고 와 연말연시 정국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우려가 크다.
과거 여러 사례에서 민주노총의 파업을 통한 실력행사가 노사관계의 불협화음을 해결하는 경우도 우리는 목도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기업의 횡포에 불이익을 당하는 노동자의 억울한 현실에 대항해 민주노총이 발 벗고 나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던 사례도 종종 보였었다.
그러나 철도노조와 같은 귀족노조의 파업에까지 동참해 철도파업의 장기화에 기름을 끼얹는 것은 국민의 비난을 사기에 마땅하다. 사실 철도파업이 하루이틀 이어지면서 국민이 느끼는 피로도는 단순히 철도운행이 줄어들어 그에 따른 불편함이 증가한 것 때문만은 아니다. 파업이 이어지면서 마치 양파껍질 벗겨지듯 하나하나 드러나는 철도노조의 부조리한 모습은 국민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코레일의 부채가 17조원에 이르는데도 불과하고 해마다 성과급을 1000억~3000억 원씩 나눠줬다고 하니 그들의 도덕적 해이는 극에 달한 상태다. 국민의 세금으로 가까스로 굴러가는 철도사업이라는 점만 놓고 보더라도 철도노조는 민영화반대 운운할 자격조차 없는 처지다. 따라서 철도노조를 등에 업은 민노총의 총파업 역시 명분이 없다는 점에서 국민의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정치권도 해결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철도노조만을 감싸는 민주당의 정치력 부재나 강경 일변도로,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 형국만 노출시키는 정부나 여당 역시 국민들에게 한심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국민세금으로 이어져온 코레일의 방만경영이나 철도노조의 귀족화 등 어떤 작태도 국민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민주노총 역시 국가적 과제에 더 이상 재를 뿌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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