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법 6개월만에 폐지방안 논의 '논란'

“오락가락 정책에 서민만 골탕” 별도 흡연실 만든 업주들 분통

일정 규모 이상의 음식점과 PC방 등에 대한 금연법이 시행 6개월여 만에 금연구역 지정을 취소 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안은 업주가 업소를 금연구역과 흡연구역 중 하나로 선택해 운영할 수 있어 사실상 금연구역 지정 폐지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PC방과 음식점 등의 사업주가 업소 내 흡연 가능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현재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PC방과 음식점, 카페, 호프집 업주는 사업장에 대해 흡연가능과 금연으로 구분해 선택할 수 있고, 그 사실을 출입구에 명확히 표기하면 된다. 소비자들은 흡연가능 업소와 금연 업소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현재 시행되고 있는 의무 금연구역 지정 제도는 사실상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월부터 시행된 금연법에 따르면 전국의 모든 PC방과 업소면적 150㎡ 이상의 음식점, 카페, 호프집 등에서는 담배를 피울 수 없다. 이들 업소는 금연구역으로 지정하지 않으면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이들 업소에서 담배를 피운 사람은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시행 6개월이 되면서 지나친 규제라는 업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게 일면서 재개정을 발의하게 된 것이다. 특히 법시행과 함께 별도의 흡연실을 설치한 업주들은 오락가락하는 정책이라며 불만이 크다.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업주 A(45) 씨는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업주와 흡연자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겠지만 애써 흡연실을 설치한 PC방 업주들만 헛돈을 쓴 셈이 된다”며“오락가락하는 정책에 서민들만 골탕 먹는다”고 꼬집었다.

천안=오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