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민자사업 재구조화, SOC확충 걸림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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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민자사업 재구조화, SOC확충 걸림돌 우려

정부 재정악화에 추진… 작년 3880억 적자 천안~논산고속도 직격탄 사업자 “협약위반 소송불사” 반발… 전문가 “민간투자자 사업참여 약화”

  • 승인 2013-12-25 15:22
  • 신문게재 2013-12-26 1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정부가 천안~논산 고속도로 등 대형 민간자본사업에 대한 사업 재구조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민간투자 저조에 따른 SOC(사회간접자본) 확충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업 재구조화는 최소운영수익보장(MRG)을 비용보전방식(SCS)으로 바꾸는 것인데, 정부는 재정악화를 이유로 적극 종용하지만, 사업자 측은 수익률이 낮아진다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익형 민자사업의 최소운영수입보장 비용으로 3조 2977억원을 지출했다.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은 해당 시설을 20~30년간 운영하면서 당초 약속한 수입보다 적을 때 정부가 일정 수준까지 보장해주는 방식이다. 이 제도는 2009년 정부고시사업에서 폐지됐다

지난해 가장 많은 적자를 기록한 민자사업은 인천공항 고속도로로 누적적자 금액이 8671억원에 달했다. 이어 인천공항철도 7945억원, 대구~부산 고속도로 2956억원, 부산~울산 고속도로 1032억원 순이다.

충남지역 대표적 민자사업인 천안~논산 고속도로 역시 전국 3위에 해당하는 3880억원의 적자를 냈다. 최소운영수입보장 제도에 따라 지난해 정부가 보전해준 민자사업 손실액은 인천공항철도 2750억원, 인천공항 고속도로 762억원, 대구~부산 고속도로 667억언, 천안~논산 고속도로 448억원, 부산~울산 고속도로 43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민자사업의 재구조화를 통해 재정악화를 개선할 계획으로, 협약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민자 사업자 측은 협약위반이라며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자 사업자 관계자는 “실시협약에 따라 발생한 운영수입 부족분 중 정부와 지자체의 부담분은 당연히 지급해야 한다”며 “수입 부족분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명백한 계약 불이행이고 협약 위반으로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복지예산 확대로 SOC 사업의 국비 투입을 줄이고 민자사업을 대폭 확대하는 상황에서 사업 재구조화로 민간투자가 억제될 경우 SOC 사업의 위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민간투자자의 사업 참여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어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SOC 확충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충남지역 SOC사업 중 복지예산에 밀려 내년 정부예산에 미반영된 사업은 ▲장항선(신창~대야) 복선전철사업 설계비 30억원 ▲서해선 복선전철화(홍성~송산) 공사비 600억원 ▲제2서해안(평택~부여)고속도로 설계비 100억원 등이다. 총사업비 2조2457억원이 필요한 제2서해안 고속도로의 경우 민자사업 검토 대상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민자사업은 기본적으로 사업시행자와의 계약인 실시협약에 기반하고 있어 사업시행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사업별 여건을 면밀히 검토해 사업 재구조화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사업시행자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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