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음악봉사… 아름다운 선율로 행복한 세상 연주

평생을 음악봉사… 아름다운 선율로 행복한 세상 연주

27일 충남대서 어르신위한 콘서트 “음악재능으로 어려운 이웃 도울 수 있어 감사”

  • 승인 2013-12-24 13:51
  • 신문게재 2013-12-25 10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더불어 삶]대전참사랑음악봉사회 심옥보 회장

평생을 어려운 이웃을 찾아 다니며 음악봉사하는 이가 있다. 바로 대전시참사랑음악봉사회 심옥보 회장(59·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주 서구 탄방동 남선공원 맞은편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한 참사랑음악봉사회를 찾아가 심옥보 회장을 만나 그녀가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색소폰을 들고 찍은 사진이 박혀있는 심 회장의 명함에는 대전시참사랑음악봉사회 밑에 봉사회원 모집 문구가 적혀 있다. 색소폰, 드럼, 플루트, 클라리넷, 아코디언, 기타, 베이스, 민요, 가요 및 벨리댄스 등의 봉사회원을 모집한다는 문구 하단에는 다음카페 대전시 참사랑음악봉사회 주소도 나와 있다. 아름다운 선율로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게 목표라는 심 회장은 자녀들이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때인 2000년 중리동에서 회원들과 함께 독거노인, 교도소, 경로당 등의 시설을 찾아다니며 대전시자원봉사합창단이란 이름으로 음악봉사를 시작했다. 어느 장애인시설 위문공연에서 우연히 만난 20여명의 단원과 함께 시작한 합창단 활동이 어르신들의 요청에 따라 멋과 은율을 담은 관악기 연주 활동으로 바뀌었고, 서대전역과 대전역, 버스터미널 등에서 어버이날이나 설, 추석명절때마다 자선봉사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심 회장은 자선연주 기금이 모아지면 어려운 이웃돕기에 나선다. 지난 추석때는 세천공원 인근에 사는 예은이네 집이 폭우로 무너져 내려 회원들과 함께 예은이네 집을 방문해 모두 다 고쳐줬다. 1년에 서너차례씩 용운동의 시각장애인 시설을 찾아가 봉사하는 일을 비롯해 수많은 봉사활동을 해온지 올해로 25년째인 그녀다.

그녀의 음악적 재능을 살린 자원봉사활동에 적극 힘을 실어주며 외조해 주는 남편은 정림동에서 삼성자동차 운전학원을 운영하는 남득 원장(64)이다. 남 원장의 적극적인 지원과 후원 덕분에 그녀는 마음 편히 자원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다. 논산이 고향인 심 회장이 봉사활동을 하게 된 동기는 열일곱살때 목 수술로 건강을 잃을뻔한 고비를 넘기면서부터다.

연무대의 신 부잣집 셋째 딸인 그녀는 갑상선 질환 치료 수술대 위에서 “만약 다시 살아난다면 평생 봉사활동을 하면서 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이후 어머니의 지극정성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빠져나온 그녀는 동네 어른들로부터, 동네 거지들이 집에 찾아오면 쌀이든, 밥이든 뭐든지 다 퍼주던 착한 심성이 그녀를 살려낸거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어릴때부터 인정이 많았다.

심 회장은 “제 나이 20대 초반에 기술좋고 착한 남편을 만나 결혼한 이후 아들 딸 낳아 잘 키우고 마음 편하게 열심히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으니 이런 복이 어디 있나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정직하고 진솔하게 남들 도와주면서 봉사활동하며 살다보니 건강도 좋아지고, 아이들도 착하게 잘 크고, 남편 사업도 번창하더라”고 했다.

한전 직원이던 남편이 신진자동차학원 강사를 거쳐 대성자동차학원을 인수하고, 21개 자격증을 얻기까지 그녀는 남편 내조와 아이들 양육외에 잠시도 봉사활동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지난 24일에는 회원들 80여명과 서대전역에서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불우이웃돕기 기금마련을 위한 자선콘서트를 열었다. 또 오는 27일에는 충남대 정심화국제문화회관에서 5개 구내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심 회장은 “평생동안 복을 많이 받고 살아왔기 때문에 제가 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시간 나는대로 어려운 이웃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음악봉사활동을 계속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녀는 더 나은 봉사활동을 위해 우송대와 대전대에서 사회복지를 배우고 사회복지사와 노인요양보호사 자격증까지 따냈다.

“참사랑봉사회 회원들과 함께 음악봉사활동을 다니는게 참으로 재미있고 행복하다”는 심 회장은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어도 아이들 착하고 똑똑하게 잘 크고, 남편 건강하고, 저는 제 음악적 재능을 살려 남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드릴 수 있으니 감사하다”고 했다. “아무 미련 없이 다 던져주고 베풀면서 그냥 이대로 남은 인생 잘 마무리봉사활동 하면서 사는게 너무나 좋다”는 심 회장은 “2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회원들이 서대전역에서 연주를 할때마다 너무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본보와의 인터뷰 날도 색소폰 연주를 선보여준 심 회장은 처음에는 드럼연주를 하다가 지난해 색소폰 1급 강사 자격증을 받았고, 5년전부터 앨토 색소폰과 소프라노 색소폰을 연주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현재 윈드오케스트라 단원이면서 한국철도공사 대전충남본부 코레일홍보대사도 맡고 있다. 그녀가 하는 또한가지 일은 바로 봉사활동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참사랑음악봉사회에서 운영하는 심청이대리운전(532-0404)사업이다. 이 번호로 대리운전을 신청하면 대리운전비의 일부가 참사랑음악봉사회 기금으로 나가게 된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비록 수익금은 많지 않지만 매달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은 통장에 모아놨다가 참사랑음악봉사회의 음향장비 구입비와 봉사활동 기금으로 쓸 예정이다.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와 목소리를 지닌 심 회장은 “노래와 봉사를 사랑하는 따뜻한 세상 만들기, 지역사회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 실천하는 봉사, 기쁨과 행복으로 웃음꽃을 활짝 피우는 봉사'를 하기 위한 참사랑음악봉사회의 목적대로 살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나보다 어려운 상황의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가 행복하고 살기 좋은 사회”라며 “생이 다하는 그 날까지 저와 참사랑음악봉사회 단원들의 재능 기부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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