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전국 37개 대학과 협약을 체결해 대학수준의 교육과정을 미리 이수하고 이수 결과를 대학 진학 후 학점 인정으로 활용하는 '고교-대학 연계 심화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수능 이후 허비하기 쉬운 시간을 예비 대학 공부에 활용하면서 알차게 보낼 수 있고, 미리 받아둔 학점이 앞으로 입학할 대학에서도 정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
한 과목당 3학점으로 약 20만원이 소요되지만, 대교협의 지원으로 수강 후 전액 환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과를 개설한 학교 측에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충남대와 한남대, 배재대만 협약을 체결한 상태이며, 학과를 개설한 대학은 충남대와 한남대 두 곳에 불과했다.
충남대의 경우 지난해 일반 물리학, 일반화학 I 이 개설돼 26명이 수업을 받았으며, 올해는 미적분학, 일반물리학 등 3과목에 24명이 신청했다.
올해 첫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남대는 통계학, 일반화학, 글쓰기, 영작문 등 9과목을 개설해 80여 명의 학생이 신청을 마쳤다. 충남대와 한남대를 제외한 지역 주요대학들은 협약 조차 하지 않는 등 지역학 참여는 저조했다.
사실상 사업 운영에 있어 대학의 예산이 소요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협약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는 방학 중 수업관리, 강사섭외 등 지역 대학담당자들의 과외 업무라는 인식 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학생 참여가 저조할 경우 학교측의 예산 소요 부담과 방학기간 교수 섭외의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고등학생들이 주로 수도권 대학에서 열리는 강좌를 신청하는 것도 지역대의 프로그램 개설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A대 관계자는 “방학 기간 교수들이 직접 나와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기는 쉬운 일은 아니다”며 “해당 과목 교수들에게 특별한 인센티브가 있지 않는 한 과목 개설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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