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여상 농구팀이 인천에서 열린 제94회 전국체전 4강에 진출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대전시체육회 제공 |
김진희(2학년)·박홍진(3학년)·신은영(1학년)·이성주(1학년)·이세린(2학년)·장지은(3학년) 등 고작 6명밖에 되지 않는 대전여상 농구팀은 대부분 10명 이상되는 타 시·도 팀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다.
16강의 첫 상대는 전북 전주기전이었다. 대전여상 농구팀은 예상을 뒤엎고 전주기전을 80-59로 대파했다. 모두가 놀란 경기였다. 점수 차로 보면 압도적인 경기였지만, 대전여상에겐 힘겨운 경기였다. 이세린이 경기 중 발목을 심하게 다쳤지만 교체할 여력이 없어 진통제로 버티며 끝까지 경기를 치러 가져온 값진 승리였다.
말 그대로 진통제 투혼이었다. 8강전에서 만난 상대는 경기 수원여고였다. 교체선수 여력이 있는 팀을 상대로 힘겹게 8강에 오른 대전여상은 끝까지 정신력을 발휘했고, 결국 접전 끝에 83-81로 2번째 승리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사실상 최하위를 해 이번 체전에서 설욕에 나선 대전여상은 무려 500점 이상의 점수를 추가로 대전에 안겨준 순간이었다. 대전여상의 4강 진출은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다.
이들은 전국체전에 대비해 수업을 모두 받으면서 매일같이 오전 6시30분부터 8시까지, 오후 4시부터 6시30분까지,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3차례씩 강훈련을 했다. 힘들지만 전국체전에서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또 다졌고, 대회에 출전해선 한 게임 한게임이 모두 결승이라는 각오로, 내일은 없다는 투지로 경기를 치렀다.
사실 대전여상 농구팀은 작지만 매운 팀이다. 올 봄 한국 농구협회장기 중고등학교 농구대회에서 여고부 준우승을 했고, 지난해 이 대회에선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 대전여상 농구팀은 이제 새로운 변화를 맞는다.
박홍진은 가정 형편 상 진학과 농구공을 모두 손에서 놓고 반도체 회사에 취직을 했다.
장지은은 광주대 농구팀으로 떠난다. 광주대에서 졸업해 프로팀에 간 차지영을 롤 모델 삼아 프로농구 선수가 되기 위해서다. 3학년생 2명이 떠난 대전여상 농구팀에는 월평중에서 장영은 등 2명의 선수가 합류한다. 하지만 여전히 6명의 선수로 내년 각종 대회를 뛰어야 한다.
대전여상 안홍규 감독은 “올해 4개 정도 대회에 출전할 예정인데 여전히 적은 인원으로 꾸려갈 수밖에 없다”면서 “아이들이 아프지 말고, 국가대표도 되고, 희망하는 프로팀으로 가는 게 바람”이라고 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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