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직업 특성상 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여러 곳을 수료했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차별성이 없었고 교과 과정에 대한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 A씨의 생각이다.
A씨는 “지역 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많이 다녀봤는데 커리큘럼이 대부분 빈약했고 내용도 엇비슷했다”고 평가했다. 지역 대학원 내에 최고경영자 과정이 우후죽순 개설돼 있지만, 천편일률적 운영으로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고경영자 과정은 기업체 임직원이나 고위공무원 등 사회지도층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단기 교육코스 성격이다. 충남대 등 국립대는 물론 한남대, 목원대, 대전대 등 대부분의 사립대는 최고경영자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곳에 최고경영자과정이 난립하는 이유는 제도적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수강생들에게 학위를 주지 않는 비학위과정으로 교육부로부터 인가 등을 받을 필요가 없고 대학별 재량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각 대학이 최고경영자 과정을 '돈벌이 수단'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전·충남권은 물론 전국에 이 과정이 얼마나 개설돼 있는지에 대한 통계도 없다. 이처럼 최고경영자 과정이 여기저기 설치돼 있지만, 교과과정은 전문가 초청 특강 등 어느 곳이나 엇비슷하다는 것이 수강생들의 반응이다. 일부 과목을 제외하면 대부분 외부 강사 초청 특강 등으로 수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 또는 수도권 대학원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수도권과 지역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다녀봤다는 B씨는 “서울에는 대기업 임원 등 저명한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데 지방은 그렇지 못했다”며 “특정인이 여러 곳을 다니는 경우도 자주 있어 폭넓은 인간관계 형성에도 별반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고경영자과정 활성화를 위해 대학 측의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대전충청 포럼 간사인 신천식 대전대 객원교수는 “지역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이 일정수준 강의수준을 확보해야 하고 사회적 트렌드에 따라 수강생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줘야 한다”며 “단지 친목도모 수준에 그친다고 한다면 대학이 가진 고유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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