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한 자율형 공립고(자공고) A 교장은 올해 느꼈던 고충을 토로했다. A 교장은 자공고로 전한 된 후 일반고와 달리 각종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교 살리기'에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A씨의 학교는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2대 1을 밑도는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는 “달리 우선 선발권이 없어 우수한 학생을 데려올 수 없었고, 자공고에 대한 높은 기대치와 달리 학생들의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기엔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지역의 2014학년도 자율형 공립고 원서접수 마감결과, 자공고 5개교 모두 경쟁력이 하락했다. 이는 자공고가 이렇다 할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과 일부 자공고에 대한 선입견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1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2014학년도 자공고 5개교(대전고, 송촌고, 대전여고, 충남고, 노은고) 1960명 모집에 4399명이 지원했다.
전체 평균 경쟁률은 2.24 대 1로 지난해 2.51 대 1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경쟁률은 대전고 3.9대 1(420명 모집에 1543명지원)로 가장 높았으며, 충남고 2.4대 1(420명 모집에 1024명지원), 노은고 2.2대 1(280명 모집에 605명 지원), 송촌고 1.5대 1(420명 모집에 612명 지원), 대전여고 1.2 대 1(410명 모집에 514명 지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대전고 4. 66대 1, 충남고 2.81대 1, 노은고 2.42대 1, 송촌고 1.88대 1, 대전여고 ·동신고 1.4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교육청은 중 3 학생 수가 자연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교사들 사이에서는 일반고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만든 자공고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등 노력이 부족했고,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얻지 못한 탓에 지원율이 감소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전교육청 김진용 중등교육과장은 “특목고, 특성화고, 자사고, 자공고 등 고교 유형의 다양화에 따라 학생들의 특성과 소질에 맞는 고교 선택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지원자들의 편의제공을 위해 고입 합격자 발표 및 배정결과 등을 교육청홈페이지에 싣고,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공고 합격자 발표는 내년 1월 3일이며, 추첨에서 탈락한 지원자는 1월 6일과 7일 이틀간 특성화고 추가모집에 응시할 수 있을 뿐더러 일반고 평준화 배정에 자동으로 포함된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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