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출직에 나서는 후보군이 불안한 미래와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고 유명 점집과 사찰을 찾고 있다. 정치인들이 다니는 점집은 대전에선 3~4 곳 정도로 알려졌으나 워낙 보안을 중시해 누가 다녀 갔는지를 확인해 주지 않는 게 현실이다.
선출직 후보자들도 이런 부분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불안한 마음을 달랠길 없는 후보들이 공천은 가능한지 돈은 얼마나 쓸지, 어느 지역에서 출마가 가능한지를 세세히 묻는다는 것이다.
특히 교육감 후보들은 기호 추첨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 지를 집중적으로 묻는다고 한다. 또 누가 가서 추첨을 하는 게 대운을 잡을 수 있는지도 관심사라 한다. 교육감 후보군 사이에선 '점집 괴담'이 또 다른 말을 만들어내고 있다. 괴담의 핵심은 지금까지 거론된 후보들 보다 '제3의 인물'이 튀어나 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A 역술원에 다녀온 한 교육단체장은 역술인으로 부터 이런 놀라운 소식을 들었다. 5명 정도가 와서 점을 보고 갔으나 이들 모두 당선 확률이 적다는 답을 줬다는 것이다. 괴담이 퍼지자, 후보들 사이에선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잠재적 특정 후보군을 염두한 루머 유포가 아니냐는 음모론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점집을 다녀온 교육계 인사 B씨는 “A 역술인은 점 스타일이 돌직구에 가까워 후보자들이 꼭 들리는 점집”이라고 전했다. 호불호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일부 후보들은 내년 갑오년 신년 운세를 22일부터 볼 수 있다는 말에 어느 점집이 좋은지를 물색중이다. 22일은 동지라서 이 때부터 내년 운세가 열린다는 점 때문이다. 점집을 믿지 않는 후보들도 적지 않다. 이들 독실한 기독교인들은 점집 보다는 유명 교회를 '개척'하려 안간힘을 쏟고 있다.
김신호 대전교육감이 연속 3회 당선된 것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교회 개척'의 배경이다. 철학을 전공한 한 선출직 후보는 점을 믿지 않는다며 대신 표가 될 수 있는 교회와 사찰 등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 역술인은 “올해보다는 내년 운세가 시작되는 신년부터는 지방선거에 나설 많은 후보들이 점집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같은 사람이라도 어디에서 출마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정반대로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주영 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