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골목길' 제설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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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 골목길' 제설 사각지대

대전 '내 집 앞 눈치우기' 여전히 유명무실 동마다 2~3곳 장비 무료대여소도 형식적

  • 승인 2013-12-12 17:05
  • 신문게재 2013-12-13 2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폭설에 따른 도심속 제설작업의 사각지대가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주요 간선도로는 염화칼슘 등으로 제설작업을 한다지만 주택사이 골목길이나 이면도로는 눈이 오거나 빙판길이 되면 제설작업은 커녕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폭설 등에 대비해 지난 4일 서구 둔산 갤러리아 타임월드 야외무대 앞에서 겨울철 안전사고 예방 및 내집 및 내점포앞 눈치우기 캠페인을 벌였다.

시는 겨울철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해 제설작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인도나 골목길 등에 대한 지역민들의 제설작업을 독려했다. 서구도 지난 9일 지역 10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와 '내집앞 눈 치우기 운동 실천협약'을 맺고 주변 보도와 이면도로에 대한 적극적인 제설작업을 촉구했다.

하지만 자치단체의 이같은 캠페인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내집앞 눈치우기를 강요할 수 없어 단순히 눈을 치워야 한다는 홍보에 그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전 5개 자치구별로 건축물 관리자의 제설 및 제빙책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내집앞 눈치우기를 유도하고 있지만, 이 역시 강제성은 없다.

조례에서는 건축물 대지에 접한 보도 및 이면도로 및 보행자 전용도로에 대한 제설 및 제빙을 해야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눈이 내리고 4시간 이내에 제설을 해야한다고 정해놨다. 이처럼 눈치우기 관련 조례가 있지만 주택가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관련 조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최근 들어 도시형 생활주택이 급증하면서 월세 세입자들이 일반 주택 원투룸을 떠나면서 원투룸 밀집지역에서의 주택 공실률이 커져 눈 치울 사람조차 없다.

한 지역민은 “월세 사는 사람들이 집 앞 눈을 치우는 경우는 드물다”며 “집이 비어 있는 상황에서 주택 소유주 역시 눈 치울 생각까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치단체에서는 주택가 제설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동지역 마다 2~3곳의 제설장비 대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여소 활용은 그야말로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 구에서 해당 대여소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 은행이나 음식점에 대여소를 관리해달라고 요청하는 식이어서 제대로 된 장비관리는 어려운 실정이다.

자치구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지역민들이 스스로 집앞 제설작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분위기를 만드는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여소의 경우, 일괄적으로 겨울철을 앞두고 장비를 점검해서 준비해놓고 있으며, 인력이 부족해 일일이 대여소를 관리점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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